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이 한층 더 강력해졌다. 지난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초기 5G 시연이 이뤄졌다면 이번 MWC 2016에서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제시한 8가지 5G 요구사항에 근접한 기술 시연이 진행됐다.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실제 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구체적 서비스도 제시됐다.
5G는 20Gbps 속도 외에도 대용량, 전송지연, 최대 기기 연결 수, 면적당 데이터 처리 용량, 고속이동성 등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번 MWC에 참가한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통신사업자는 이런 전송지연을 최소화하고 더 많은 사물과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노키아는 가상현실(VR)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전송하는 360도 카메라 ‘오조(OZO)’를 시연했다. 8개 카메라와 8개 마이크를 기반으로 360도 촬영 영상과 소리를 실시간 VR로 전송한다. 많은 끊김 없이 많은 데이터 전송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5G 기술이 필수다.
노키아는 전송지연 속도를 2밀리초(0.002초) 이하로 줄이기 위한 ‘모바일 엣지 컴퓨팅’도 동시에 소개했다. 현재의 20밀리초(0.02)초 지연시간을 0.002초로 줄이려면 코어 네트워크가 아닌 모바일 네트워크 끝단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모바일 엣지 컴퓨팅이 필수로 여겨진다.
에릭슨은 행사장 현지와 스웨덴 스톡홀롬에 있는 공장의 로봇 팔이 동시에 움직이는 초저지연 기술을 선보였다. 장거리에 있으면서도 시차 없이 동시 작업이 가능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또 SK텔레콤과 각각 25Gbps 이상 속도를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시연했다. 5G 속도 기준인 20Gbps는 이달 초 일부 연구소에서 시연됐지만 현장에서 실시간 시연이 진행된 것은 처음이다. 주파수 확보 등 몇 가지 조건만 만족한다면 속도를 높이는 것은 큰 걸림돌이 아니라는 게 현장 분위기다.
두 회사를 비롯한 여러 업체가 네크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5G 핵심 기술로 내놓았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물리적 코어 네트워크를 독립적 가상 네크워크로 분리해 서비스별로 할당하는 기술이다.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기기가 많을수록 유연한 네트워크 환경을 구현해준다.
화웨이는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를 비롯한 유·무선 5G 기술을 선보였다. 화웨이는 특히 다른 기업과 달리 4G에서 5G로 가는 과도기 과정의 기술을 4.5G로 정의하고 진화한 LTE 기술을 시연했다. 다중안테나, 256쾀(QAM), 다중 주파수집성(CA) 등이 대표적이다.
노키아 관계자는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고 소비자 욕구가 다양해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한정 주파수를 할당하기는 어려워 기존 기술 기반 과도기적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며 “이와 동시에 5G 기술이 한층 더 현실로 다가왔다는 점을 이번 MWC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