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기능성게임 산업 육성 포기 선언...굿게임쇼 명칭·성격 변경

경기도가 공익성 짙은 기능성게임 산업 육성을 포기하고 시장성 높은 일반 게임시장에 집중한다.

도는 기능성게임 전시회를 표방해 온 ‘굿게임쇼’ 명칭을 올해부터 ‘플레이엑스포(PlayX4)’로 바꾸기로 했다. 2013년 ‘경기기능성게임페스티벌’을 ‘굿게임쇼’로 변경한지 2년 만에 또다시 바꾸는 것이다. ‘경기기능성게임페스티벌’은 경기도를 기능성게임 메카로 육성한다는 목표로 2009년 성남시와 함께 시작한 세계에서도 유일한 기능성게임 전문 전시회였다.

◇명칭 자주 바꾸며 취지 변질

‘PlayX4’는 게임은 물론 즐길 수 있는 모든 콘텐츠(Play)를 포괄하는 전시회(expo)라는 의미로 조합한 것이다. 게임산업 트렌드를 선도하는 신기술을 전시·체험할 수 있는 융·복합 게임쇼를 표방했다.

전시회 성격도 게임비즈니스 마켓으로 전환한다. 행사는 전시회와 수출상담회, 콘퍼런스로 구성, 오는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킨텍스에서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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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이번 전시회 명칭과 성격 변경을 “기능성게임만으로는 세계 게임 트렌드를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기능성게임 산업 육성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포기선언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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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게임은 교육·훈련·치료·운동 등 특정한 기능성을 고려한 게임이다. 게임 재미(Fun) 요소를 더해 흥미를 유발하고 몰입도를 높여보자는 취지가 강하다. 애초부터 시장성보다는 특정 목적에 무게를 둔 장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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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게임 산업이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육성하는 형태로 발전해 온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기업은 게임 과몰입 등 역기능으로 인한 사회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부정적인 인식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능성게임 개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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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굿게임쇼 코리아 2014’가 주말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국내외 게임사 300여개가 참여한 이번 행사에서 관람객들이 익스트림 스포츠 시뮬레이터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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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능성게임 전시회는 이런 취지를 충분히 반영했다. 덕분에 경기도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갖춘 전문 전시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기능성 게임 국가차원서 키워야

하지만 2013년 ‘굿게임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변질되기 시작했다. 지원성과를 키우는데 급급해졌다. 전시장소를 성남시청에서 킨텍스로 옮겨 규모를 키우기는 했으나 기능성게임보다는 지원성과를 올리기 쉬운 모바일과 콘솔게임을 비롯해 캐릭터에서 3D프린터에 이르기까지 장르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끌어 모으면서 전시회 성격이 모호해졌다.

전시 일정을 가을에서 봄으로 옮기면서 기존 게임전시회인 ‘G스타’와 상호 보완하는 관계에서 동일 게임사 유치를 위해 경쟁해야 하는 대결 관계로 옮겨 섰다.

경기도는 2008년까지는 문화부와 함께 ‘G스타’를 공동개최하는 입장이었다. 2009년에 발을 빼면서 대안으로 시작한 것이 바로 ‘경기기능성게임페스티벌’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시 G스타와 맛서는 입장이 됐다. 일각에서는 “G스타를 경기도로 유치하는 것이 용이치 않자 굿게임쇼를 G스타처럼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으로는 부산에서 열리는 ‘G스타’와 경기도에서 개최하는 ‘PlayX4’간 참여사 유치경쟁에서 게임사들이 어느 전시회 손을 들어줄지를 지켜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재홍 게임학회장(숭실대 교수)은 “게임의 순기능을 보여주는 기능성게임이 살아야 게임산업 전반이 튼튼해지는데 정부나 지자체가 자꾸 외형적으로 보여주는데 만 관심을 두는 것 같다. 그나마 경기도가 기능성게임에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무너지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며 “이제는 정부가 나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기능성게임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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