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MWC 2016’에서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속도 기준인 20Gbps를 시연했다. 한·중·일과 미국, 유럽 간 5G 주도권 다툼이 한창인 가운데 최초 기술 시연으로 기술 우위를 확인했다.
SK텔레콤은 22(현지시각) MWC 2016 행사장에서 20.5Gbps 속도로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하는 5G 시연에 성공했다.
지난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5G 8대 요구사항 중 속도 기준을 20Gbps로 정의했다.
SK텔레콤은 초고주파 대역에서 센티미터파, 밀리미터파, 다중안테나(Massive MIMO) 등 핵심 기술을 결합해 20.5Gbps 속도 시연에 성공했다. 이는 LTE(다운로드 기준 75Mbps) 데이터 전송보다 약 270배 빠른 속도다. 초고화질(UHD) 영화 한 편(약 20GB)을 8초만에 전송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6㎓ 이상 초고주파 대역에서 기가급 속도, 응답속도 0.001초 이하를 지원하는 5G 단말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5G 단말을 자율주행차 간 정보 교환을 위한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인텔과 5G 기술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 교환 후 6개월만의 성과다.
SK텔레콤은 에릭슨과 협업한 5G 유선 인프라 핵심 기술인 ‘네트워크 슬라이싱’도 선보였다. 유선 설비인 코어 네트워크를 소프트웨어화 하고 다수의 독립적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해 고객 맞춤형으로 재설정할 수 있다.
KT는 평창올림픽 5G 시범서비스에 세계 최초로 적용할 밀리미터파, FTTA(Fiber to the antenna),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을 선보였다. 밀리미터파 부문에서 KT는 28㎓ 이상 고주파 대역에서 25Gbps 속도의 라이브 무선 전송 시연 영상, 평창 지역에서 5G 셀 설계 결과 등 다양한 기술 개발 성과를 공개했다.
FTTA는 기지국 백홀 트래픽을 기존 대비 10분의 1 이하로 줄이는 5G 핵심 기술이다. 지난해 9월 상용망에서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MWC 2016에서 세계 최초로 FTTA 기술을 적용한 HD 비디오 콘퍼런스를 시연한다.
KT는 5G 요구사항인 초저지연, 고신뢰성,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MEC 기반 초저지연 동시동영상전송기술(eMBMS)를 선보였다.
MEC는 네트워크 끝단에서 애플리케이션과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5G 라이브 브로드캐스팅 서비스도 시연했다.
글로벌 통시장비업체와 이동통신사는 5G 상용화 시점을 2020년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인다.
하지만 5G 표준화가 2018년 하반기 완료되기 때문에 우리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보다 몇 걸음 앞서나가는 선도적 기술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SK텔레콤과 KT의 세계 최초 5G 기술 시연 의미가 각별한 이유다.
바르셀로나(스페인)=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