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이니지가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파고들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강화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랜차이즈 잡기에 앞다퉈 나서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 롯데리아, 던킨도너츠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매장에 디지털 사이니지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맥도날드와 카페브랜드 ‘달콤커피’ ‘카페드롭탑’ 등에 ‘디지털 메뉴보드’로 불리는 사이니지 기기를 공급했다.
맥도날드는 전국 430여개 지점 가운데 절반 수준인 약 200개 매장에 디지털 메뉴보드를 설치했다. 디지털 메뉴보드는 중앙통제시스템을 통해 본사에서 자동으로 메뉴를 노출시킨다. 변동이 있을 때마다 교체해야 하던 기존의 메뉴판과 달리 모닝, 런치 메뉴 등 시간대별로 다른 메뉴를 선보이거나 할인 프로모션 상품 등을 손쉽게 보여 줄 수 있다. 슬라이드쇼 기능을 적용해 일정 시간마다 다른 메뉴를 소개한다.
맥도날드코리아 관계자는 “디지털 메뉴보드를 설치하는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면서 “신규 매장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점을 중심으로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달콤커피의 전 매장에 공급하는 SK텔레콤 사이니지 플랫폼 기반 ‘스마트 메뉴보드’도 대부분 삼성전자 기기를 사용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까지 카페드롭탑 약 150개 지점에 사이니지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햄버거 프랜차이즈를 고객으로 다수 확보했다.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최다 매장 수를 보유한 롯데리아에 사이니지 메뉴판을 독점 공급했다. 전국 1300여개 매장 가운데 절반이 조금 넘는 680곳이다. 버거킹, KFC 등에도 LG전자 사이니지를 설치했다.
LG전자 디지털 사이니지는 대형 메뉴판용으로 SPC 계열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파리바게트, 한솥도시락에도 공급하기 시작했다. SPC 관계자에 따르면 유동인구가 많은 지점 중심으로 설치되고 있다. 현재 설치율은 10% 안팎이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프랜차이즈 한 곳과 계약하면 수백 대에서 많게는 1000대 이상을 공급할 수 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경우 통상 매장 곳당 대형 기기 5대 이상을 설치한다.
가격도 소형인 32인치가 50만원대, 55인치 이상은 100만원이 넘는다. B2B 시장을 강화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엔 유망한 먹거리인 셈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규모는 2014년 1조9000억원에서 매년 13.4% 성장세를 보이며 2020년 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이니지는 회사 로고도 작거나 감춰져서 잘 안 보이는 경우가 많아 어느 제품이 들어갔는지는 리모컨을 확인해야 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면서 “사이니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연계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한 곳과 계약하면 다른 곳으로 바꾸기 쉽지 않은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