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공급하는 TV용 액정표시장치(LCD) 물량이 일제히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중국 TV 제조사 공급 물량 비중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패널 업체 주 고객은 중국 TV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증권사와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BOE, 차이나스타 등 주요 패널 제조사들이 지난해 12월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용 LCD 패널 공급량을 한 자릿수 이상 줄였다. 삼성전자 비중이 큰 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 비중이 큰 LG디스플레이는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중국 BOE는 지금까지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LCD 패널 물량 비중이 20% 이상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12월에는 10월의 절반 수준인 10%로 낮아졌다. LG전자 공급 물량이 10%를 상회하는 점을 감안하면 LG전자보다 비중이 낮아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BOE 최대 고객사 가운데 하나다.
차이나스타(CSOT) 역시 삼성전자 물량이 10월 약 20%에서 11월 22~23%로 소폭 늘었으나 12월에 다시 20% 수준으로 줄었다.
대만 패널 제조사들도 삼성전자·LG전자용 물량이 감소했다. 이노룩스는 삼성전자 공급 비중이 20% 수준에서 10% 중반대로 감소했다. LG전자 비중은 11월과 12월에 7~8% 수준을 유지했지만 삼성전자 비중은 약 20%에서 10% 중반대로 줄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계열사 물량도 급감했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비중이 10월 약 40% 수준에 달했으나 감소세를 지속해 12월 25% 수준으로 줄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0월 30% 후반대 비중에서 12월 30% 미만으로 떨어졌다.
세계 1·2위 TV 제조사 삼성전자와 LG전자 LCD 패널 공급량은 대부분 감소한 반면에 같은 기간 중국 TV 제조사 공급량은 늘었다. 패널 제조사별로는 차이가 있지만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콩카 등 주요 현지 TV 제조사에 대한 공급량은 12월에 대체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주요 TV 제조사들이 12월에 생산 물량을 늘리면서 패널 출하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12월에는 전월 대비 약 20% 이상 중국 TV용 패널 출하량이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중국 제조사 공급 비중이 늘었다.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 현지 TV 제조사용 공급 비중이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TV 시장에 아직 이렇다 할 성장 기회가 보이지 않는 만큼 비용절감 차원에서 계열사 물량 비중을 줄인 것으로 분석했다.
데보라 양 IHS 디스플레이 공급망 연구분석 디렉터는 “비즈니스 사이클 침체기에 TV 브랜드 제조사는 패널을 주로 계열사에서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계열사 비중을 줄이고 제품군에 부합하는 중국과 대만 패널 공급사로 대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부 공급사들의 공급 여력, 패널 가격·품질 경쟁력이 점점 높아진 것도 주효했다.
아웃소싱 비중을 높이는 것은 중국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하기 위한 시도로도 해석된다. 대형 TV 브랜드 제조사가 중국 패널 공급 시장에서 영향력을 지속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IHS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총 TV 패널 선적 비중이 2014년 46%에서 2015년에 41%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는 37%로 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 평판TV 출하량과 패널 브랜드별 할당 계획 (자료: IHS)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