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줌인]“IoT시대 건축의 핵심은 정보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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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연 서울디지털대학교 생활환경디자인전공 전임교수. 사진=서울디지털대학교.

몇 년 전 모든 것이 연결된 초연결사회라는 뜻의 유비쿼터스라는 단어가 유행했지만 청사진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사물인터넷(IoT)의 등장으로 유비쿼터스가 현실화되면서 이를 가리켜 ‘지능형 도시(Smart city)’라고 부르고 있다.

지능형 도시 등장은 건축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미연 서울디지털대학교 생활환경디자인전공 교수는 “기존 건축 디자인이 심미적 감각과 실용적 기능 충족 중심이었다면 미래 건축 디자인은 사용자가 공간을 원활히 사용하면서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 수행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를 ‘정보큐레이션’이라고 정의했다. “IoT와 위치 기반의 공간정보기술을 융합해 공간 사용자에게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용자 정보를 고려해 공간기획에 적용하는 큐레이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4년제 대학 중 유일하게 설립된 서울디지털대 생활환경디자인전공 교수로 재직하면서 지능형 도시와 관련된 다수의 논문과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는 김 교수를 만나 스마트홈 시대 건축 트렌드에 대해서 들었다.

-생활환경디자인이라는 말이 생소하다.

▲기존 디자인은 시각디자인, 공간디자인, 건축 디자인 등으로 구분됐다. 하지만 컴퓨터 기술과 생활지원서비스 발전으로 경계가 모호해졌다. 또 융합적 패러다임이라는 사회적 변화에도 대응해야 하는 시점이다. 생활환경디자인은 이런 시대적 흐름에 맞춘 미래 디자인이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공간과 사용하는 물건, 생활방식, 생활지원을 위한 다양한 첨단 서비스가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통합하는데 목적이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디자인을 통해 우리에게 직면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IoT가 접목되면서 건축 디자인도 크게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등장할 ‘지능형 도시’는 원격 모니터링, 양방향커뮤니케이션 제어 등 자동화된 상황인지 기반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도시 시설물이 관리된다. 도시 여러 공간에서 원활한 지능형 서비스가 제공되기 위해서는 물리적 환경의 하드웨어와 임베디드된 소프트웨어적 요소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플랫폼 기반 공간기획이 필요하다. 또 지속가능하고 스마트한 건축 환경 구축을 위해 공간 사용자와 맥락(Context-aware) 인식을 위한 실시간 정보매니지먼트가 매우 중요한 디자인 요소가 될 것이다. 이런 변화에 맞춰 건축 디자인도 바뀌고 있다. IoT와 위치 기반 공간정보기술을 융합해 공간사용자에게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공간 구축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간을 이루는 물리적, 인지적, 환경적 정보를 포함한 사용자 정보를 고려해 공간기획에 적용하는 큐레이션이 필요하다. 또 건축디자이너는 사용자가 원활히 공간을 사용하면서 필요한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보큐레이터’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디자인 프로세스도 빠르게 변할 것 같은데.

▲영국의 교육자인 핑겔스타인은 △정보의 수집과 정리 △가치모델의 형성 △여러 디자인 안의 제시 △디자인 안의 분석 △결정 단계 등 5단계의 디자인 프로세스를 제시했다. 앞으로는 생활주변의 다양한 정보를 각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디자인 프로세스가 변해야 한다. 정보 수집과 정리 단계에서 사용자 맥락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여러 매트릭스로 연결해 새로운 디자인 대안을 만들어내는 재료로 사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디자인으로 해결하는 시도와 함께 디지털디자인방법론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또 각 단계의 디자인 과정에서 피드백을 반드시 반영할 수 있도록 디자인플랫폼을 체계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결과물 완성 후 지속가능한 사이클 유지를 위한 대안까지도 같이 제시돼야 한다.

-생활환경디자인에 대해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디자인은 더 이상 예술의 한 장르가 아니다. 디자인은 주어진 여건에 대한 개선점을 제안하거나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적극적이고, 거시적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사용자와 그를 둘러싼 주변 맥락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며 관련 있는 모든 정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이 같은 정보를 분석하고 요리해 디자인 활동에 반영할 수 있는 통찰력과 창의성이 필요하다. 또 디자인은 생활 속에서 삶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재미와 흥미를 조미료로 잘 사용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위트와 여유로 우리의 삶을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작가와 같이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 보길 권해 본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slle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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