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못트는 `통장난민` 비대면인증은 일사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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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티이미지뱅크?

#취업준비생 A씨는 얼마 전 은행을 찾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통장 개설을 위해 두세 군데 은행을 찾았지만 거절당했다. B은행 모바일뱅크를 통해 비대면 인증으로 쉽게 통장을 개설했다. 스마트폰으로 본인인증을 한 뒤 주민등록증 전송 등 통장 개설에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A씨는 “같은 통장 개설인데 창구는 안되고 비대면은 오히려 쉬웠다”고 밝혔다.

최근 대포통장 근절 대책으로 ‘통장난민’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은행 창구에서 계좌 개설이 어렵다. 상대적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출시되면서 비대면 통장개설이 오히려 쉽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선 영업점에서는 통장 개설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내린 지침 때문이다.

은행 창구에서 급여 계좌를 만들려면 재직증명서·근로소득원천징수증명서·급여명세표 등을 제출하고 통장개설 목적을 묻는 직원 질문에도 상세히 답해야 한다.

아르바이트생은 고용주 사업자등록증, 근로계약서, 급여명세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취업준비생, 주부 등 무직자는 인출한도(창구 100만원, 자동화기기 및 전자금융 30만원)를 제한해야 계좌개설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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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구 통장개설이 깐깐해지면서 대포통장 발생은 줄어들었지만 선의의 피해가 계속돼 소비자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다. 정책 일관성을 요구하며 창구 대면 계좌 개설 절차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반면에 비대면 계좌 개설은 더 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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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자체 모바일 전문은행 써니뱅크 아이폰 버전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얼마 전부터 거래 경력 여부와 관계없이 비대면 실명 확인을 통해 ‘써니뱅크’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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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비뱅크 이미지

우리은행도 모바일뱅크 ‘위비뱅크’를 통한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했고 기업은행도 ‘헬로 아이원(i-ONE)’을 내놓으며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대구은행, 부산은행 등 지방은행들도 각각 아이엠(M)뱅크, 썸뱅크 등 모바일뱅크를 통해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앞 다퉈 제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금감원은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서 창구에서 까다로운 계좌 발급절차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런 조치로 대포통장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대면 인증과 비대면 인증은 툴(방식)이 다를 뿐이지 보안에 대한 생각은 일관되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 인증은 핀테크 활성화 측면에서 생체인증 등 금융사 스스로 보안체계를 확립해 나가야 한다”며 “자율책임 형태로 가고 사고가 생기면 엄중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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