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화학제품을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는 나 사장. 성과평가 결과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직원 대부분 평가 점수가 지난해와 똑같았기 때문이다. 직원 역량을 높이기 위해 관리자로 하여금 반기별로 평가하게 하고 피드백을 주도록 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걱정이 된 나 사장은 관리자와 직원의 평가 면담을 지켜보다가 문제점을 발견했다. 직원이 상사로부터 그저 평가 등급만 통보 받았을 뿐 세부 피드백을 받지 못한 것이다. 효과 없는 일방적 평가 면담,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오늘의 성공 스토리
성과평가를 하는 이유는 직원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단점을 보완해 성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서 성과평가 후에는 반드시 적절한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한다. 일방적 통보로 끝내는 성과평가는 직원 발전을 끌어내기보다 불만만 쌓이게 한다. 상사에게 감시를 당한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게 반복되면 조직 성과도 낮아지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평가 면담이 직원 주인의식을 끌어내고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
세계적 물류 업체인 페덱스(Fedex)의 성과평가에는 ‘대화 없는 평가 결과는 있을 수 없다’라는 원칙이 있을 만큼 평가 후 면담을 중요하게 여긴다. 관리자와 부하 직원은 면담이 그저 통보에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 평가에 대한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면담을 진행할 정도다. 먼저 부하 직원이 자기 평가서를 작성하고 타당한 근거 자료를 정리해 놓으면 관리자는 그 자료를 중요한 근거로 활용해 면담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 평가 면담, 부하 직원에게 정말 도움이 됐을까. 그렇다. 페덱스의 부하 직원은 자신이 회사로부터 제대로 된 관리를 받고 있다고 느꼈다고 한다.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깨닫고 이를 고칠 수 있는 계기도 됐다고 한다.
이런 평가 피드백을 업무 중에 수시로 하는 기업도 있다. 바로 미국의 유명 소프트웨어 회사인 SAS. 이 회사는 1998년 공식적 평가 피드백을 중단하고 ‘지속 대화(continuous dialogue)’라는 피드백 프로그램을 도입, 시행했다. 과거 1년에 한 번 주어지던 면담 틀에서 벗어나 이메일을 통해 수시로 관리자와 구성원 사이에 피드백이 오가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평가 중간 중간에 면담을 지속하게 되면 어떤 좋은 점이 있을까. 우선 관리자와 부하 직원이 평가 결과를 함께 만들어 가기 때문에 서로 간에 불만이 없는 성과평가를 할 수 있게 된다. 상호 간에 신뢰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고,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중대한 실수를 사전에 포착해 방지할 수도 있다.
앞에서 언급된 나 사장 사례로 돌아가 보자. 사실 이 이야기는 글로벌 화학회사인 듀폰(Dupont)에서 실제로 있은 일을 재구성한 것이다. 직원 성과평가에 대한 피드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런 상황, 듀폰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DOC(Discussion on Contribution)라는 성과관리 제도를 도입했다. 이것은 부하 직원 스스로 자기 평가를 하고 이를 정리해 동료와 관리자 앞에서 발표하게 한 것이다. 그리고 발표를 마치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피드백을 받게 한다. 이처럼 여러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받는 피드백, 어떤 효과가 있었을까. 우선 평가와 피드백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가짐으로써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성과평가를 할 수 있었다. 발표자뿐만 아니라 그 자리의 모든 사람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발표자는 다수로부터 받는 피드백을 통해 자신이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을 자세히 알 수 있게 됐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여러분도 부하 직원 평가 후 그저 통보에 그치는 피드백을 하고 있는가. 성과평가는 평가보다 피드백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라. 타당한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직원과 지속된 대화와 열린 면담을 시도하라. 직원들의 역량을 훌쩍 높이는 성과평가를 기대할 수 있다.
정리=배윤정 IGM 비즈킷 해외사업본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