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중소 영상진단장비 경쟁력 확보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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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전경

외산에 밀린 국산 영상진단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형병원이 나선다. 90% 넘는 외산장비 점유율을 해소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다는 목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초음파 영상진단장치, 디지털 진단용 엑스선 촬영장치, 자기공명전산화 단층촬영장치 등 영상진단기기 평가시스템과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다고 17일 밝혔다. 수요기관(병원)이 개발 과정에 참여해 중소 의료기기 경쟁력을 키우는 ‘의료기기 전주기 지원사업’ 일환이다. 제품기획부터 인허가까지 의료기기 연구개발(R&D) 과정에 의료진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올해 영상진단기기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지원한다. 영상진단기기 평가시스템은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이 촬영한 의료영상을 저장·조회한다. 신규장비 개발 시 기존 제품과 비교해 화질, 해상도 지원 등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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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촬영 모습

평가시스템은 ‘헬스레벨(HL)7’ ‘디지털의료영상전송(DICOM)’ ‘IHE’ 등 의료정보 국제표준과 클라우드를 적용한다. 제품 호환성 확보는 물론이고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하다. 클라우드는 기존 임상시험이 갖는 물리·시간적 제약을 해소한다. 기존 영상진단기기 평가는 임상의가 직접 기기에 연결된 PC 앞에서 영상을 일일이 평가했다. 물리적, 시간적, 비용적 제약이 따른다. 제품 출시 전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임상의에게 품질검증을 받는 중소 영상진단장비 업체는 소수에 불과하다.

클라우드를 적용하면 임상의는 인터넷으로 언제 어디서든 영상 품질을 평가한다. 신규 영상진단장비를 개발하고도 품질검증 엄두를 못 냈던 중소기업에 희소식이다. 중소 의료기기 업계 현실을 고려해 영상진단기기 개발 플랫폼도 만든다.

의료영상기기에 촬영·전송·저장·수정 등을 위해 다양한 소프트웨어(SW)가 들어간다. SW 탑재 비중이 높아져 제품 수준을 결정하는 요소로 부각된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업체는 제품 개발 SW 접근성이 떨어진다. 국제표준 DICOM을 적용한 상용 라이브러리 가격도 부담이다.

플랫폼은 의료영상기기 개발 오픈소스 기반 라이브러리를 제공한다. 필요한 SW를 한 곳에 모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 라이브러리 역시 국제표준 바탕으로 호환성도 높인다.

유호선 분당서울대병원 의료기기연구개발센터 박사는 “국제표준을 준수한 오픈소스 기반 라이브러리는 중소 의료기기 업계 SW 경쟁력과 환자 편의를 높이는데 의미가 있다”며 “영상기기마다 SW가 다르면 영상데이터 호환이 안됐는데, 이런 불편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의료시장에서 영상진단장비는 정형외과용 의료기기, 마취 및 호흡계통 기기 등과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이다. GE·지멘스·필립스 등 외국기업이 시장을 장악한다. 국내 상급병원도 90% 이상 외산제품을 쓴다. 중소 영상진단장비 업체 80% 가까이 매출 10억원 미만이다.

유 박사는 “국내 영상진단장비 시장에서 국산제품은 신뢰성, 성능 문제 등으로 외면 받는다”며 “중소업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내 평가시스템, 플랫폼 개발을 완료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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