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리뷰]<11>왓츠앱(Whats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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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딜로이트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일주일간 음성통화없이 데이터만 쓴 적이 있다. 3년 만에 갑절로 늘었다. 전화나 문자 대신 메신저나 소셜미디어로 소통 플랫폼 중심이 이동했다는 의미다. 딜로이트는 올해 소비자 네 명 중 한 명 꼴로 데이터만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왓츠앱(WhatsApp)은 의미 있는 결과를 발표했다. 월간 사용자 수가 10억명을 돌파했다는 내용이다. 메신저 서비스로는 처음이다. 단순 가입자 수가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이상 접속하는 사용자가 이 정도라는 얘기다. 하루 약 420억개 메시지와 사진 16억장이 공유된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메신저가 문자메시지 자리를 꿰찼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3만원짜리 요금제만 써도 문자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 메신저 서비스를 쓴다. PC 시절 최강 메신저였던 MSN이나 네이트온이 카카오톡에 자리를 내준 지 오래다.

왓츠앱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메신저 서비스다. 야후 개발자 출신 브라이언 액턴과 얀 쿰 두 사람이 2009년 선보였다. 1년 사용료가 0.99달러지만 유료 서비스임에도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넘버 원 메신저다. 요즘 말로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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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앱이 애플 앱스토어 톱 25위 안에 들어간 국가(2015년3월 기준)

올해 1월부터는 0.99달러마저도 받지 않기로 하면서 완전 무료로 전환했다. 월 사용자 9억명 수준에서 답보 상태던 왓츠앱이 단시간에 10억명을 넘어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수익은 광고 대신 기업용 메시징 시장에서 찾을 전망이다.

쿰 왓츠앱 공동창업자는 “기업이 왓츠앱으로 고객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 전송료를 부담하도록 하는 수익모델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왓츠앱 성장 비결은 간단하다. 메신저 기능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일단 광고가 없다. 왓츠앱을 개발한 이유도 광고에서 자유로운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홈페이지에 ‘우리가 광고를 팔지 않는 이유’라고 써놓을 정도다. 대신 사용요금을 받았다.

카카오톡이나 라인처럼 게임 등 외부 앱과 연계되는 서비스도 없다. 보안도 강화했다. 성별이나 생일, 주소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지도 않는다. 메신저에 가장 특화된 형태다.

이러한 행보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눈에 띄었다. 지난 2014년 190억달러에 페이스북이 인수했다. 이후 인스타그램처럼 광고 플랫폼으로 전환될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왓츠앱은 여전히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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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페이스북에 인수된 이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인수 당시 4억5000만명이었던 월 사용자가 2년도 안 돼 10억명을 넘어섰다. 페이스북 메신저와 ‘팀킬(Team Kill)’ 우려가 있었지만 사용 목적이 다르다고 본 저커버그 CEO 눈이 정확했다.

저커버그 CEO는 왓츠앱을 소셜미디어 접근이 어려운 사용자까지 연결하는 도구로 쓸 예정이다. 페이스북이 세계를 연결하는 데 첨병 역할을 맡는 셈이다.

쿰 왓츠앱 공동창업자도 “왓츠앱이 인기 있는 이유는 단문메시지서비스(SMS) 대체 서비스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컴퓨터와 노트북, 인터넷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가입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왓츠앱은 앞으로도 단독 메시지 서비스로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이 동영상, 인스타그램은 사진에 특화하는 것처럼 왓츠앱은 가장 메신저다운 메신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하나의 플랫폼에 모든 서비스와 콘텐츠를 구겨 넣는 방식이 아니다. 사용자가 목적에 따라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저커버그 CEO는 이를 위해 다른 서비스와 계정을 연동하는 방식을 택했다. 왓츠앱과 페이스북 계정을 연동한 게 시발점이다.

저커버그 CEO는 “왓츠앱은 10억 인구를 연결하는 길에 서 있다”며 “열린 세계, 연결된 세계를 만들려는 비전을 함께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컴퍼니리뷰]<11>왓츠앱(WhatsApp)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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