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탄성이 절로 나왔다. 안경을 벗고 삼성 VR기어를 쓰자 회의실이 게임 속 전장으로 돌변했다. 게임 속 한가운데 선 기분이 들었다. 그만큼 공간감이 생생하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가 만든 ‘모탈블리츠’는 VR의, VR에 의한, VR을 위한 게임이다. 세가 ‘하우스오브데드’처럼 정해진 루트에 따라 전투를 벌이는 건슈팅 게임이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괴물을 물리치고 탈출하면 된다. 배경이나 설정이 게임 ‘데드스페이스’와 비슷하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처음 밟았을 때 느꼈던 감정이 이랬을까. 동작 하나하나가 생소하고 재미있다. 고개를 돌려 사방을 살펴보거나 적을 조준할 수 있다.
코앞에 구현된 전후, 좌우, 상하를 모두 감싸는 화면 덕에 몰입감은 상당하다. 주인공이 이동할 때 마치 직접 움직이는 느낌을 받았다. 새 집 구경 온 사람처럼 게임 속 공간을 이리저리 살펴보기 바빴다.
모탈블리츠는 VR 특성을 잘 이용했다. 적은 사방에서 공격해왔다. 고개를 돌려 적을 찾고 대응해야 한다. 고개를 돌려 적을 찾을 때는 꽤나 긴장감이 느껴졌다. 인터페이스는 편리하다. 간편한 조작성 때문이다.
기어VR 오른편에 있는 터치패드를 손을 대면 총을 발사한다. 떼면 방어한다. 전투 보조 시스템도 친절하다. 적이 공격하는 타이밍, 적 출현 위치를 화살표와 경고음 등으로 알 수 있다. 등장인물 대화를 성우가 녹음한 점도 눈에 띈다. 여러모로 공을 들였다.
게임 난이도는 3단계다. 초보자 난이도를 골랐다. 가장 쉬운 단계다. 그런데도 아이템을 틈틈이 수집하지 않으면 클리어가 쉽지 않다.
방어기능이 있지만 방어에도 한계가 있다. 신속하게 적을 처리하지 못해 방어만 하다가 게임이 끝날 수 있다. 하면 할수록 도전정신이 생겼다. 클리어한 스테이지는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래픽은 아쉽다. 콘솔과 PC에 비해 기기 사양이 차이나는 만큼 PC패키지 게임과 단순비교 할 수 없다. 게이머 눈을 만족시키려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발포음은 가벼웠다. 타격감이 반감되는 요소다.
연출은 평이하다. ‘특정지점 이동 후 전투’ 패턴이 계속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감이 떨어졌다. 눈앞에 적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소위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오다)’ 상황은 예측 가능했다.
편한 인터페이스는 양날의 검이다. 전투모드와 비전투모드가 명확히 나눠져 긴장감이 떨어졌다. 적 위치를 친절하게 안내해 미리 적을 기다리게 된다. 무기가 터치패드만 누르고 있으면 반동, 재장전 없이 무한 발사된다.
게임 외적인 문제도 보인다. VR 특유의 어지러움 증상이다. 적응에 시간이 다소 걸렸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다. 게임 시작 10분 만에 어지러움을 느꼈다. 몇 차례 휴식 후 어느 정도 적응했다.
모탈블리츠 가장 큰 장점은 VR라는 점이다. VR 체험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도 남았다. VR게임시장은 초기 단계다. 모탈블리츠는 국내 최초 상용 VR게임이다. 이것저것 실험적인 부분이 많다. 국산 VR게임 시작이자 기념비적 작품이다.
한줄평:‘VR의, VR에 의한, VR을 위한’ 기념비적 게임
이영호 기자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