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주파수 로드맵(가칭 K-ICT 스펙트럼 플랜)에 시분할 롱텀에벌루션(LTE-TDD) 도입 전략이 담긴다. 제4이동통신 출범이 불발로 그치면서 당장 추진 동력을 잃었지만 정부 전략 수립으로 중장기 관점에서 도입이 가능해졌다.
1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연말 마련할 K-ICT 스펙트럼 플랜에 LTE-TDD 전략을 담기로 했다. 정책 초안 수립이 10월께 완료되기 때문에 그 전까지 시장 상황과 업계 요구사항을 지속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전성배 미래부 전파정책국장은 “차세대 주파수 로드맵에 LTE-TDD 중장기 전략을 담을 계획”이라며 “LTE-TDD로 사용 가능한 주파수라면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LTE-TDD 대역으로 거론되는 대역은 2.0㎓와 제4이통이 신청했던 2.5㎓, 와이브로 용도로 사용 중인 2.3㎓, 방송 중계용으로 쓰이는 3.5㎓ 등이다. 업계는 2.5㎓는 제4이통으로 남겨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나머지 세 대역을 후보로 꼽고 있다.
특히 2.3㎓는 회수 시점이 2019년 3월이지만 업계가 지속적으로 용도 전환 필요성을 강조해온 대역이다. 정부가 조기 용도전환 방안을 마련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 국장은 “주파수 경매가 끝나면 (5G시대를 앞두고) LTD-FDD 분배는 어느 정도 마무리된다”며 “LTE-TDD는 5G로 가는 과도기 시점에서 도입이 추진될 것으로 기존 사용 용도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TE-TDD는 국내 이통사가 쓰는 주파수 분할 롱텀에벌루션(LTE-FDD)과 달리 같은 주파수에서 시차를 두고 데이터를 송·수신한다. 주파수 효율성이 높다. 상향과 하향 트래픽 전송비율을 동적으로 변화시키는 유연성을 가졌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이동전화 전체(2G~4G, 피처폰·스마트폰) 트래픽은 17만3819테라바이트(TB)로 전년 동기(11만9169TB) 대비 46% 증가했다. 개인당 트래픽은 3.127GB로 1년 전(2.188GB)보다 43% 늘었다.
모바일 트래픽은 지난해 4월 이후 매월 정부 예측(2015년 월 평균 최대 13만1965TB)을 넘고 있다. 연간 월 평균에서도 정부 예측을 초과했다. 특히 전체 트래픽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LTE 트래픽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이통 3사가 쓰는 LTE 주파수는 총 260㎒다. 다운로드 기준으로는 135㎒다. 전문가는 통산 다운로드 10㎒ 폭당 매월 최대 2만TB를 수용할 수 있다고 본다. 즉 135㎒면 매월 최대 27만TB를 수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국내 LTE 트래픽은 17만3008TB로 특별한 문제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업계 주장은 다르다. 매월 최대 2만TB는 주파수 공급과 수요가 일치할 때 이론적 수치라는 것이다. 즉 지역별로 또는 이통사별 주파수 수요가 달라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서비스 블랙아웃 우려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인기 경희대 교수는 “월 평균 트래픽은 전국에서 발생하는 트래픽 기반 통계를 내는 것이기 때문에 서울 강남 같은 지역에서는 이보다 많은 트래픽이 발생할 수 있다”며 “4월 경매에서 140㎒ 폭이 할당되면 당분간은 한숨을 돌리겠지만 LTE 트래픽이 폭증하고 있어 이를 고려하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LTE-TDD 조기도입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과 호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LTE-TDD 도입이 늘고 있다. 국내 도입 시 기술 발전과 장비업계 해외 수출에도 도움이 된다.
LTE-TDD도 단점은 있다. 하향 링크 대비 상향 링크 신호 세기가 절반으로 떨어져 전파도달거리가 짧다. 시속 300㎞ 이상 고속 운행에서도 안정성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 지역 등 다운로드 사용량 극대화가 필요한 곳에 사용될 전망이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