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도 깨졌다...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도입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9개 금융 공공기관이 호봉제를 전격 폐지하고 성과 연봉제를 도입한다.

집단평가만 이뤄지던 성과 평가제를 손질해 개인별 평가를 반영하고 성과에 따라 최대 30%까지 연봉을 차등 지급한다.

금융위원회는 1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9개 금융 공공기관 기관장과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금융 공공기관 성과중심 문화 확산방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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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금융공공기관 성과중심 문화 확산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해당 금융공기관은 예금보험공사·캠코·주택금융공사·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정부기관 5개와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예탁결제원 기타 공공기관 4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8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어 현재 간부직에만 도입된 성과연봉제를 비간부직까지 확대하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다. 발표안은 공운위 권고안을 토대로 했다.

우선 최하위 직급과 기능직을 제외한 전 직원을 상대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기존 운영하던 호봉제는 모두 폐지한다.

공운위 권고안은 차하위 직급(통상 4급)은 기본연봉 인상률에 격차를 두지 않을 수 있도록 했지만, 금융 공공기관은 차하위 직급에도 최고·최저 등급간 평균 3%P 이상 인상률 격차를 적용키로 했다. 최하위 직급(5급)과 기능직을 제외한 금융공공기관 전직원이 대상이다. 약 6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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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금융공공기관 성과중심 문화 확산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맨 왼쪽)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성과연봉 비중은 올해 20%에서 내년 30%로 확대하고 최고·최저 등급 사이 차등폭은 최소 2배 이상을 두기로 했다.

개인 성과평가에 따라 평가가 가장 낮은 사람과 높은 사람 연봉 격차는 20∼30% 이상이 나도록 했다.

사실상 고정수당으로 운영됐던 성과보수는 변동성과급으로 전환하고 집단 위주 성과평가는 개인 및 집단평가를 함께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과장·차장·부장 등 직급에 따른 직책급도 직무분석을 엄밀히해 직무에 따른 급여 체계(직무급)를 도입하기로 했다.

보수체계 도입을 위한 평가시스템도 마련한다.

이달부터 외부 전문기관 컨설팅을 통해 평가시스템 개발에 착수하고 내달부터 기관별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직무분석 및 평가시스템 개선 작업에 들어간다.

성과주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재양성, 고객만족도 같은 질적 지표를 성과지표(KPI)에 확대 반영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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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평가 문제로 기업구조조정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구조조정에 따른 영업점 평가 손실은 합리적으로 평가지표에 반영하기로 했다. 오히려 구조조정을 지연해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임 지점장에게 책임을 묻는 방식이 도입된다.

승진, 전보 시에도 성과평가 결과 및 사전교육 이수와 연계하는 인사 관리 시스템도 도입하기로 했다. 기업·국민과 관련이 있는 공공기관은 탄력점포를 확대해 영업·근무 형태를 다양화하고 능력 있는 여성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개별기관이 내부 논의와 의견수렴을 통해 상반기까지 개선안을 마련하고 노사합의를 거쳐 연내 관련규정 개정을 마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2014년 말 기준 1인당 보수 수준 (단위:만원)

자료:공공알리오, 고용부, 금감원

금융공기관 성과연봉제 적용안 (자료:금융위원회)

`신의 직장`도 깨졌다...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도입
`신의 직장`도 깨졌다...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도입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