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임드]<2>아파치재단이 인정한 윤도영 카카오 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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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개발할 게 얼마나 많은데요. 함께 하면 시간 낭비 막고 좋잖아요.”

윤도영 카카오 그래프데이터베이스(DB)파트장은 지난해 말 통 큰 기부를 했다. 카카오 서비스 업무 개선 목적으로 개발한 그래프 DB ‘S2그래프’ 지식재산권(IP)을 아파치소프트웨어재단에 제공했다. 힘들여 완성한 작품을 공짜로 넘기니 낯설게 느껴진다.

S2그래프는 윤 파트장이 가욋일로 만든 솔루션이다. 회사가 시켜서 개발한 게 아니다. 카카오는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한다. 서비스마다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가 쌓인다. 빅데이터다. 이를 차곡차곡 정리해주는 DB시스템이 있지만 일일이 배치작업을 따로 해야 했다. 직관적 확인이 어려웠다.

윤 파트장은 “비효율적이었다. 사용자 입장에서 허술한 시스템이었다”고 말했다. 개발자로서 바꿔야겠다는 욕구가 스멀스멀 일어났다. 업무와 별도로 그래프 DB 개발에 나섰다. 일이 배로 늘었지만 재미있었다. 복잡한 DB를 단순화한다는 의미로 ‘S2(Super Simple)’라고 이름 붙였다.

반응은 좋았다. S2그래프는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뮤직, 선물하기, 다음앱 등 20여개 서비스에 적용됐다. 매일 500억건이 넘는 관계 데이터를 분석, 상관관계를 직관적으로 제공한다.

덕분에 그래프DB파트라는 조직이 신설됐다. 파트장을 맡았다.

윤 파트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S2그래프는 지난해 말 아파치재단 오픈소스 인큐베이터 프로젝트에 채택됐다. 아파치재단은 공개소프트웨어(SW)를 지원하는 세계 최대 비영리재단이다. 아무 SW나 받아주지 않는다. 아파치재단은 운영위원회 투표를 거쳐 만장일치로 S2그래프를 선택했다. 기술과 가능성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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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그래프는 다양한 카카오 서비스에 활용된다.

개발자로서 영예로운 일이지만 애써 만든 것을 공개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다. 욕심내지 않았을까. 윤 파트장은 “업계 동료 고민을 덜어주고 시행착오를 공유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회사도 IP 개방에 동의했다.

윤 파트장은 아파치재단 전문가그룹과 함께 S2그래프 개발 작업을 이어간다. 여러 의견을 모아 솔루션을 다듬는다. 결과물이 좋으면 아파치재단 최상위(Top Level) 프로젝트로 승격한다. 개인적으로는 더 바빠지겠지만 즐거울 것이라는 기대가 앞선다. 그는 “문제 해결 작업은 개발자로서 재미있는 일”이라며 다른 전문가가 적극 동참해주기를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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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파트장은 “국내 소셜·인터넷 서비스업체를 보면 글로벌 기업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서비스 분야 비효율적 시스템 환경을 개선하는데 계속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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