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세종모바일, 퀀텀모바일, K모바일에 대한 제4이동통신 본심사를 시작했다. 3강 구도로 굳어진 이동통신 시장에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될지 아니면 현재 구도가 지속될지 주말 판가름 난다.
미래부는 24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제4이통 선정 본심사에 돌입했다. 적합 사업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예정대로 28일 심사를 마무리하고 29일 오전 결과를 발표한다. 적합사업자가 있으면 기간을 연장해 주파수 할당심사를 진행한다. 주식시장 파장을 고려해 29일 오후께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주파수 할당심사는 기간통신사업자로 인정한 사업자가 주파수를 할당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심사하는 절차다. 일종의 요식행위다. 사업자 선정 여부는 28일 이미 가려진다는 얘기다. 28일에 사업자가 선정되면 큰 이변이 없는 한 제4이통 출범이 확정된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미래부는 고시에 따라 15~20명 사이에서 심사위원을 선정했다. 심사위원은 후보사업자와 관계 여부를 철저히 따져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는 데 중점을 뒀다. 심사 장소는 수도권과 경기도가 아닌 다른 지역에 잡았다. 4박 5일(또는 5박 6일) 간 합숙한다. 사업 중간에 후보사업자 주요 관계자를 불러 청문회를 진행한다.
업계는 제4이통이 출범하면 크게 세 가지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했다. 우선 경쟁이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통신요금이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 제4이통인 프리모바일 출범으로 요금이 인하된 게 대표 사례다.
두 번째는 기술과 서비스의 획기적인 변화다. 제4이통은 와이파이를 비롯해 초기 비용절감을 위한 새로운 기술방식과 서비스를 도입할 공산이 크다. 고객은 저렴한 가격에 새로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국내 최초로 상용망에 시분할 롱텀에벌루션(LTE-TDD)이 도입될 수도 있다.
정보통신공사업과 통신장비 업계에도 활력이 돈다. 신규사업자는 2017년 서비스 개시 시점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체 인구 25% 이상 커버리지를 확보해야 한다. 사업 개시 5년차에는 95%까지 서비스망을 구축해야 한다. 망을 설치하는 정보통신공사업체와 장비 공급업체는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에도 출범이 불발로 그치면 당분간은 제4이통 선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정부가 2.6㎓ 대역을 열어주는 등 진입 장벽을 최대한 낮춘 상태여서 제4이통 불가설이 팽배해질 수 있다. 만일 출범을 하더라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기존 이통사에 흡수되면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도 제4이통이 선정되지 않으면 정부는 알뜰폰 시장을 키우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경쟁 활성화 방안이 없을 것”이라며 “무조건 대기업이 있어야 한다는 심사방식이나 선정 기준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