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홈쇼핑 사업자가 IPTV에 지불한 송출수수료가 전년 대비 20% 이상 상승했다. IPTV가 모바일·인터넷 결합상품과 양방향 디지털 방송을 기반으로 가입자 수를 대폭 확대하면서 홈쇼핑 채널 거래액(취급고)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계가 채널 거래액이 지속 감소하는 케이블TV에 송출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것과 대비된다. 홈쇼핑 송출 핵심 플랫폼이 케이블TV에서 IPTV로 무게를 옮기는 모양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 사업자는 IPTV 3사와 지난해 분 송출수수료를 사업자별 전년 대비 20% 내외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일부 케이블TV 사업자가 홈쇼핑과 송출수수료 인하에 합의한 것을 감안하면 대조된다.
홈쇼핑 업계 고위 관계자는 “홈쇼핑 채널 거래액 등을 종합해 (IPTV 사업자와) 송출수수료를 인상하는데 합의했다”며 “구체적 요율을 밝히기 어렵지만 IPTV 송출수수료는 전년 대비 평균 20% 이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 IPTV 관계자는 “모든 홈쇼핑 사업자와 지난해 분 송출수수료 계약을 체결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자세한 계약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홈쇼핑 업계가 송출수수료 인상에 합의한 것은 IPTV 가입자 수가 매월 10만명 이상 증가하기 때문이다. 경제력을 보유한 30~50대 연령층이 IPTV로 유입되면서 홈쇼핑 채널 거래액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IPTV 가입자 수는 1200만명을 돌파했다. 1030만명 수준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늘었다. 케이블TV는 월 평균 2만명가량 가입을 해지한다. 연 단위로 계약하는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통상 채널별 연간 거래액, 가입자 수 등을 금액 산정 기준으로 활용한다.
홈쇼핑 사업자 ‘T커머스’ 채널도 IPTV 송출수수료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T커머스 채널을 개국한 홈쇼핑 사업자 대부분은 IPTV와 홈쇼핑·T커머스 채널을 하나로 묶어 송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키지 방식으로 계약하면서 홈쇼핑보다 거래액이 적은 T커머스 채널 송출수수료를 절감하기 위한 조치다.
홈쇼핑 업계는 인상된 IPTV 송출수수료가 경영상 큰 부담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IPTV가 전체 송출수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케이블TV보다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IPTV 송출 수수료는 케이블TV 대비 2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IPTV 가입자 수 증가에 따라 IPTV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홈쇼핑 채널 거래액은 지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윤희석 유통/프랜차이즈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