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년 넘게 군사용 드론을 개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염탐과 공격이 목적이라 주의가 요구된다.
북한 전문 소식지 KPA 저널 편집인 조지프 버뮤데스는 “북한이 지난 1988∼1990년 사이 중국으로부터 드론을 들여와 성능 개발에 주력해왔다”고 19일(현지시각) 밝혔다. 지난 13일 북한 무인기 1대가 서부전선 군사분계선(MDL) 수십 미터를 침범한 후 경고사격을 받고 북한지역으로 되돌아간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버뮤데스는 이날 “공습과 원거리 침투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드론 300대가량을 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이 이 사실을 안 것은 지난 2010년 서부전선에서 미확인 드론을 발견하면서부터”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당시 이 드론으로 북한군 포병 사격훈련을 평가하고 한국군 부대 반응을 살피려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3년에도 북한은 TV 방송에서 드론을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은 것을 보여줬다. 방송에서는 드론이 공중에서 표적과 충돌해 파괴하고 산간 표적을 공격하는 장면이 소개됐다.
한국이 북한 드론을 경계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4월 북한제로 추정되는 소형 드론 세 대가 우리나라에 추락한 이후다. 당시 연료 부족으로 추락한 드론은 청와대를 포함한 전략 목표를 촬영할 수 있도록 GPS 좌표까지 입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해당 드론은 한국 정보 당국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중국제 ‘스카이-09’와 ‘UV10’ 드론 변형 모델로 밝혀졌다.
버뮤데스는 “한국은 지난해 말에야 저공 비행하는 드론을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망을 설치했다”며 “지난 13일 한국군이 북한 드론을 탐지하는 게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버뮤데스가 기고한 글을 보면 북한은 지난 1993년 말 중국 시안 ASN-104와 유사한 드론을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성능을 개량한 시안 ASN-105 모델을 토대로 ‘방현 2`(Panghyon-2)’라는 자체 드론을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또 북한이 소련제 무인정찰기 Tu-143 레이스(Reys)를 핵탄두나 생물 무기 탑재 가능한 무장 드론으로 고쳤다고도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2001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프첼라-1T 기종 추가 구매 의사를 강력하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