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 장비 발주 건수가 지난해 하반기에만 1000건을 넘어섰다.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를 투자 중인 곳이 많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당한 설비 발주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가 695건 장비 발주를 공고한 데 이어 하반기에 1034건을 공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물량이 상반기를 훌쩍 뛰어넘어 연간 1729건 사업을 발주했다.
지난해 중국 장비 발주는 BOE, 차이나스타(CSOT), 티안마 위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티안마는 지난해 460건으로 가장 많은 장비 입찰 사업을 발주했다. 샤먼에 위치한 6세대 저온폴리실리콘(LTPS) TFT LCD 공장에 월 3만장 규모 설비를 마련했고 우한에는 6세대 LCD 라인을 마련해 내년 2분기 가동을 목표했다.
10월부터 12월까지 샤먼, 우한, 상하이에 고르게 투자했는데 이 중에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도 포함됐다. 상하이에 위치한 5.5세대 OLED 라인은 월 1만5000장 규모로 꾸몄다. 올 상반기 중 가동을 목표했다. 우한에 위치한 6세대 OLED 라인은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월 3만장 규모로 건설 중이다.
BOE와 차이나스타는 각각 456건과 455건 장비를 발주했다.
BOE는 8월까지 베이징, 충칭, 허페이에 투자했고 9월부터 베이징과 충칭에 투자를 집중했다.
베이징에 위치한 8세대 LCD 라인, 충칭 8세대 LCD 라인의 산화물(옥사이드) 공정 전환, 허페이 6세대 LCD 라인의 산화물 공정 전환에 각각 투자했다.
OLED 투자도 적극적이다. 청두 6세대 OLED 라인(B7)은 내년 3분기부터 월 3만장 규모를 목표로 투자를 준비 중이다. 이미 오르도스에서 5.5세대 LCD·OLED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차이나스타는 지난해 선전과 우한 지역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상반기 우한에 6세대 OLED 공장을 신설했으며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잡았다. 선전에는 4세대 OLED용 연구개발(R&D) 라인을 갖췄다. 지난 상반기에 가장 많은 설비 투자를 집행했다.
네 번째로 많은 장비를 발주한 CEC-판다는 336건을 기록했다. 상반기는 발주가 14건에 그쳤지만 하반기에 난징 지역을 중심으로 8세대 LCD를 집중적으로 투자해 상위 패널 제조사와 근접한 수준으로 장비를 발주했다.
CEC-판다는 최근 중국 셴양에 8.6세대 TFT LCD 생산라인 투자를 확정했다. 중국 북서부 지역에 처음 들어서는 디스플레이 생산공장으로 규모는 90만㎡이다. 총 280억위안(약 5조1400억원)을 투자해 월 12만장 생산을 목표했다. 50인치, 58인치, 100인치대 초고화질 LCD 패널을 중점 생산할 계획이며 내년 8월 가동을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중국발 설비 투자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BOE 10.5세대 LCD와 차이나스타도 11세대 LCD 공장이 아직 건설 중이어서 관련 투자가 올 연말부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발 OLED 투자도 잇따라 시작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국내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가 제한적인데 비해 중국은 기회가 상당히 많고 현지 진출한 국내 기업 투자까지 맞물려 있다”며 “현지 기업과 기술미팅을 진행하는 등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