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각)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은 기술 업계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였다. 올해 공통 이슈는 보다 구체화된 ‘기기 간 연결’ 기능·기술이었다. 전통적 CES 전시 품목인 AV 기기를 포함해 가전제품, 자동차도 연결성을 강조한 제품, 사업 전략이 관심을 끌었다. PC, 스마트폰은 더 이상 성장 동력이 아니라는 점도 이번 CES에서 재확인됐다. 인텔, 퀄컴 같은 부품 업체는 PC, 스마트폰 부품이 아닌 사물인터넷(IoT) 칩 솔루션 전시에 역량을 집중했다.

◇고화질 디스플레이 경쟁 키워드 HD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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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질 디스플레이 시장 새 경쟁 요소는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였다.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이어 액정표시장치(LCD) 모델 ‘슈퍼 울트라HD TV’까지 HDR를 확대했다. 돌비 HDR 솔루션 ‘돌비 비전’을 적용, 현존하는 HDR 콘텐츠 대부분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2세대 퀀텀닷(QD) 기술을 접목한 SUHD TV를 선보이며 HDR 대응 능력을 높였다. UHD 얼라이언스는 출범 1년여 만에 프리미엄 4K 표준을 제정, 공개하면서 HDR 경쟁이 올해 화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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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계는 OLED와 디자인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스카이워스, 창홍, 하이얼이 베젤을 얇게 만든 OLED TV를 공개했다. TCL은 QD 기술을 적용한 곡면 4K(3840×2160) TV를 선보이며 삼성전자 SUHD TV를 경쟁 제품으로 지목했다. 일본 TV 업계는 도시바와 샤프가 불참한 가운데 소니와 파나소닉은 TV 전시 비중을 줄여 상대적으로 한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가전제품 경쟁 키워드는 프리미엄이었다. LG는 LG시그니처 브랜드 전용 전시장을 따로 마련했고 삼성전자는 아리아 호텔에 생활가전 단독 전시장을 조성, 프리미엄 제품을 공개했다. 디스플레이와 가전제품 공통 이슈는 기기간 연동이었다. 스마트TV, 스마트 냉장고가 기기간 연동을 주도하는 제품으로 떠올랐다.

◇자동차도 사물인터넷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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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 최대 화두도 IoT였다. 포드는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협력해 스마트카-스마트홈 연동 기술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싱크(SYNC) 3세대 버전과 아마존 IoT 기기인 에코(echo)를 연결해 스마트홈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폭스바겐은 차세대 콘셉트 전기차 버드-e(BUDD-e)에 LG전자와 협력, IoT을 구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전장업체 로버트 보쉬도 IoT를 도시에 적용해 스마트시티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전기차는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닌 상용화 단계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폭스바겐은 그룹 CEO가 키노트에서 직접 공개할 만큼 중요도가 높아졌다. 베일에 가려졌던 패러데이 퓨처는 콘셉트카 ‘FFZERO1’을 공개하며 고성능 전기차 시대를 열었다. 반면 자율주행차는 후순위로 밀렸다. 기아자동차, 아우디, 포드 등에서 다루기는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을 기록했다.

◇부품업계 “PC, 스마트폰 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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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과 퀄컴은 PC, 스마트폰이 아닌 IoT 칩 솔루션과 이를 탑재한 상용 제품을 전시하는 데 집중했다. 음성인식 기능을 가진 오클리 스마트 안경 레이다 페이스는 인텔 솔루션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중국 드론전문 업체 유닉은 인텔 리얼센스 기술로 충돌방지 기능을 구현한 타이푼 H를 CES에 전시했다.

퀄컴은 자동차용 프리미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20A를 공개했다. IoT 기기용 신형 모뎀칩 스냅드래곤 X5 롱텀에벌루션(LTE) 모뎀(모델명 MDM9x087)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카테고리4(CAT4) 제품으로 최고 다운로드 속도 150Mbps, 업로드 속도 50Mbps를 지원한다. 드론 시장을 노리고 출시한 스냅드래곤 플라이트 플랫폼도 가시적 성과를 냈다고 퀄컴은 설명했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는 “중국 텐센트와 제로테크가 퀄컴 스냅드래곤 플라이트 플랫폼을 채택한 상업용 드론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병렬컴퓨팅 기술 기반 차량용 슈퍼컴퓨터 모듈 드라이브 PX2를 선보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드라이브 PX2와 ‘딥 러닝’ 비전 기술로 자율주행차 시대를 열겠다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CES특별취재팀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