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점수는 배제한 채 자본투자금액(입찰가)을 높게 제시한 순으로 사업자를 선정한다고 밝혀 논란을 빚었던 전남교육청 스쿨넷 사업을 LG유플러스가 수주했다. 전남교육청은 사업비 중 장비 구매가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본청 예산으로 활용할 계획이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독특한 입찰 방식으로 두 차례 유찰됐던 전남교육청 스쿨넷 사업에서 LG유플러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입찰에는 LG유플러스와 KT가 참가했다. LG유플러스는 40억원 정도를 교육비특별회계(교특비) 지원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사업비 200억원 중 160억원으로 장비를 구매하고 이윤을 남겨야 한다.
입찰이 논란이 됐던 이유는 전남교육청이 자본투자금액을 높게 부른 사업자 순으로 낙찰자를 선정하는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기술 점수가 비슷할 경우 사업비를 적게 부른 사업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일반 정보화 사업 입찰과는 다른 모습이다.
전남교육청은 업체에서 받은 자본투자금액을 본청 예산 또는 추가 장비투자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부 사용처를 밝히지는 않았다. 업계는 스쿨넷 용도로 배정된 예산이 스쿨넷 외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논란의 요인은 전남교육청이 기술점수를 전혀 평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상적인 정보화 사업은 기술점수 90점, 가격점수 10점으로 최종 점수를 매긴다. 하지만 전남교육청은 기술 평가는 배제한 채 무조건 입찰가를 높게 부른 업체를 선정했다.
스쿨넷은 한국정보화진흥원과 통신3사가 사전 협약을 맺고 진행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기술은 이미 검증됐다는 게 전남교육청 주장이다. 하지만 기술 평가가 없으면 사업자가 이윤을 높이기 위해 저가 장비를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전남교육청 스쿨넷 사업이 두 차례 유찰되며 논란이 되자 여러 차례 입찰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남교육청은 처음 입찰 방식을 고수했다. 결국 원하던 대로 본청 예산을 확보했다. 통신장비 업체 한 관계자는 “사업자가 선정되긴 했지만 전남교육청의 유례없는 입찰 방식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라며 “전남교육청이 교특비 명목으로 받은 금액을 스쿨넷 사업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면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