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와 대형 포털이 협력, 차세대 인터넷 주소체계(IPv6)를 상용화한 이후 국내 IPv6 이용률이 3%를 넘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콘텐츠와 서비스만 있으면 곧바로 IPv6를 이용할 수 있는 준비도가 높은 만큼, 새해 이용률 증가세가 빨라질 전망이다.
아카마이 ‘IPv6 채택 트렌드’ 실시간 사이트에 따르면 7일 현재 우리나라 IPv6 이용률은 3.8%로 세계 순위 25위다. 지난해 4월(0.6%, 33위)과 8월(0.9%, 30위)까지도 1%를 넘지 못했지만 불과 넉 달 만에 3%를 돌파하며 20위 내 진입을 바라보게 됐다.
인터넷 강국임에도 국내 IPv6 이용률 확산은 더뎠다. 경제적 부담과 현실적 이익 때문에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와 콘텐츠서비스제공업체(CSP)는 IPv6 전환을 주저했다. 정부는 IPv6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고민해왔다. 이통통신사, 대형 포털사와 협의해 상용화 계획을 수립했다.
지난 2014년 SK텔레콤과 다음(현 카카오)에 이어 새해 초 KT와 네이버가 무선 인터넷 구간에 IPv6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KT와 네이버는 통합검색을 시작으로 IPv6 적용 서비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오는 7월까지 상용화를 완료한다. 이통사는 새로 출시되는 안드로이드 단말뿐만 아니라 아이폰도 IPv6를 지원토록 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IPv6 이용률이 늘어난 것은 IPv6를 지원하는 SK텔레콤 신규 단말 사용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가 상용화를 완료하면 전체 모바일 사용자가 네이버와 카카오에 IPv6로 접속하게 된다. 중소 ISP와 CSP IPv6 전환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서비스와 콘텐츠가 늘어나면 도입률은 급속하게 증가한다.
우리나라 IPv6 준비도는 백본망 94.7%, 가입자망 68.9%(KISA 보고서, 2014년)로 매우 높다.
송재성 미래창조과학부 인터넷제도혁신과 과장은 “모바일 IPv6 상용화를 완료하면 관련 콘텐츠가 늘어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라며 “통신망과 콘텐츠가 모두 구비되면 IPv6 이용률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제한 인터넷 주소로 불리는 IPv6는 고갈 직전인 IPv4를 대체하는 차세대 주소 체계다. 43억의 4제곱으로 무한대에 가까운 주소를 만들 수 있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대비하는 필수 요소다.
<세계 IPv6 이용률(1월7일 현재/자료:아카마이)>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