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애플이 아이폰을 감산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패널업계 수요가 줄어든다는 우려도 쏟아진다.
지난해 말부터 2016회계연도 아이폰 판매가 처음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모건스탠리는 2016회계연도 아이폰 판매를 2억1800만대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5.7% 감소한 수치다. 2016년 1~12월 아이폰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2.9% 하락한 2억2400만대로 예상했다.
아이폰은 2007년 출시 첫해 1400만대가 판매됐다. 이후 매년 성장을 거듭해 2015회계연도(2014.10~2015.9)에는 2억3100만대, 매출은 1500억달러(178조)에 달했다.
JP모건도 “11월 판매량을 봤을 때 아이폰6S는 출시 초기부터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4분기 판매량은 7600만대 정도로 기존 예상보다 300만대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폰 성장세가 주춤한 것은 중저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업체 경쟁이 심화된 때문으로 풀이됐다. 성능은 높이고 가격은 낮추는 ‘치킨게임’이 본격화되면서 아이폰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스마트폰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신규 수요 확보도 쉽지 않다. 신흥국 통화 대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판매가가 높아진 점이 판매부진에 한몫했다.
시장 포화는 저가 아이폰 출시 소문을 이끌었다. 외신은 애플이 올해 초 4인치 화면을 탑재한 중저가 ‘아이폰6C’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이 중저가 신제품을 내놓으면 가격 부담을 느끼던 안드로이드 사용자와 신흥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 아이폰 판매량도 더불어 증가한다.
아이폰 감산으로 LG디스플레이 등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감산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재팬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무라타, 폭스콘, TSMC 등 패널업체는 물론 관련업체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
업계 관계자는 “오랜 거래관계이기 때문에 실제 감산한다고 하면 사전에 조율이 이뤄졌을 것”이라며 “샤프 쪽에서 애플 공급물량이 줄어 이런 보도가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재고조정이 완료되면 2분기에는 생산이 정상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여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니얼 이브스 FBR캐피탈마켓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6S시리즈 수요둔화에 시달리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고통스럽겠지만 장기로는 호재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6S 감산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은 올 하반기 나올 아이폰7에 주목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 6S 수급량 조절에 나선 것은 아이폰7 조기 출시를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있다.
감산 보도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다. 패트릭 무어헤드 무어인사이트앤스트래티지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매우 다양한 지역에서 확고하게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며 “판매 감소 징후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