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사람은 힌두어와 영어를 비롯해 보통 다섯 가지 언어를 쓴다. 인도는 국가관이 약하다. 대신 주와 족(族), 성씨 커뮤니티가 이들 결속력 원천이다. 중앙정부가 약하고 지방정부와 자치기구 힘이 강하다.
다인종이 모인 탓에 국가에 대한 개념이 약하고 외국인에 호의적이다. 특히 영국과 미국을 향한 호감도가 높다.
인도는 젊은 국가다. 2012년 기준 평균연령이 28세에 불과하다. 2020년까지 14억명 인구로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대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생산인구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가난한 나라가 아니다. 가난한 사람이 많은 나라다. 빅맥, 커피 등 대표 소비품목 가격이 한국과 비슷하다. 빈부격차가 심해 이른바 ‘갑부’도 많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소비력을 가진 나라 중 하나다.
인도는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이 강하다. 구글, 어도비, 소프트뱅크 등 세계 유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수장은 인도인이다. 인도인은 기본적으로 영어가 능통하고 외부 문화 수용에 거부감이 없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미국으로 ICT 유학을 떠난다. 이렇게 떠난 이들이 선진기술을 배워 인도로 돌아오기도 한다. 인도 대학에서 매년 많은 ICT 전문가들이 쏟아진다.
연규득 인도 크라이스트 대학 교수는 “앉아서 생각하고 고민하고 토론하길 좋아하는 인도인 특유 성향이 SW 개발과 잘 맞다”고 설명했다.
인도 젊은이 사이에서는 지금 스마트폰 열풍이 분다. 아직 지역별로 무선 네트워크 인프라가 충분치 않고 즐길만한 콘텐츠도 부족하다. ‘아직’이라는 말은 무한한 가능성을 품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인도 페이스북 이용자는 2014년 4월 1억명을 넘어섰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인도에서 피처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이미 10억명(9억6000명)에 달한다. 이 사용자들은 언제든지 스마트폰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인도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뱅갈루루 중심지는 100m 간격으로 휴대폰숍이 위치했다. 길을 가는 사람 중 절반 이상이 휴대폰 화면을 쳐다본다. 심지어 오토바이 위에서도 휴대폰을 능숙하게 사용한다.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다.
중저가폰을 중심으로 글로벌기업 인도시장 공략이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제일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현재 인도에서 약 5000만명 스마트폰 사용자를 확보했다. 삼성전자 피처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약 1억9000만명이다. 금액으로 보면 전체 휴대폰 시장 중 50%, 대수로는 약 30%를 점유했다.
삼성전자 모바일 운용체계 ‘타이젠’이 첫 목표로 인도를 선택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뱅갈루루에 연구개발(R&D)센터를 두고 시장을 두드린다.
20만원 이하 실용적인 중저가 브랜드로는 삼성전자 인기가 압도적이다. 여기에 다른 글로벌 기업보다 월등한 서비스센터, 대리점 인프라로 인도 고객 마음을 사로잡는다.
곽동원 삼성전자 인도법인장은 “유통 채널과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이것이 바로 인도 진출 열쇠”라고 강조했다.
뱅갈루루에는 이미 1000개 이상 글로벌기업이 진출했다. ICT 기업 수가 압도적이다. 뱅갈루루에는 네트워크, 단말기를 가리지 않고 글로벌기업 간판이 쉽게 눈에 띈다. 이들은 모두 현지 인력을 채용한다. 대학 ICT 전공자 수준이 매우 높고 아직까지 인건비도 자국에 비해 싸기 때문이다.
가능성만 보고 인도시장에 달려들어서는 곤란하다. 인도는 신의 나라다. 호화스러운 공항 바로 옆에 위치한 빈민가를 개선하지 않는 곳이다. 남의 ‘업보’에 관여하지 않는다.
인도에서 약 10년간 거주한 이주민 퍼니즌 대표는 “인도인은 자신의 삶에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상수도, 전기 등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을 사기업이 담당하는 것도 (외부에서 보기엔) 특이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인도를 이해하려면 힌두를 이해해야 한다”며 “사업적 관계에서는 기타 개발도상국가보다 신뢰를 중시한다는 것은 장점”이라고 말했다. 인도문화를 이해하고 사업을 펼치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뱅갈루루(인도)=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