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가상현실(VR) 기술 상업화 시도가 활발하다. 하드웨어(HW) 혁신이 일어나는가 하면 관련 콘텐츠 기술도 속속 등장했다.
VR는 안면부착형 디스플레이(HMD)가 있어야 시청이 가능하다. 오큘러스는 2012년 처음으로 대중화 가능성이 있는 저렴한 HMD를 선보였다. 새해 초부터 소비자용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소니는 게임용 HMD ‘프로젝트 모피어스’를 상반기에 출시한다. HTC는 게임업체 밸브와 ‘바이브’를 출시했다.
HMD와 결합해 가상현실을 더욱 실감나게 해주는 제품도 등장했다. 버툭스 옴니가 개발한 동명의 VR기기는 러닝머신 형태로 신체 동작을 인식한다. 단순히 시선 이동뿐만 아니라 몸 움직임까지 인식하면서 VR를 실감현실로 바꿔준다.
VR 기기가 등장하자 콘텐츠 산업도 움직인다. 넥스트VR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 바르셀로나 축구경기를 가상현실 콘텐츠로 실시간 중계하는 데 성공했다. 로버트 스트롬버그 등이 설립하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참여한 영화제작사 VRC는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었다.
VR 기술은 체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 등장한 영화 ‘버들리’는 하늘을 나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가상현실 기법을 동원했다. 스타트업 STRIVR 랩스는 미식축구 가상현실 콘텐츠를 만들어 교육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VR만으로 테마파크를 만들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가상현실 상용화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이유는 저렴한 가격 덕분이다. 1990년대 HMD는 수천만원에 달했으나 오큘러스가 300달러짜리 제품을 내놓으면서 대중화 서막이 열렸다. 구글이 내놓은 VR기기 ‘카드보드’는 20달러에 불과하다. 비싼 렌즈를 저렴한 렌즈로 대체하는 대신 소프트웨어로 영상 왜곡을 보정하거나, 아예 스마트폰을 디스플레이로 활용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