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태의 IT경영 한수]<95>구조조정에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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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면서 곳곳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구조조정 본래 목적이 인력 감축이 아닌데 이제는 본말이 전도돼 버렸다. 구조조정은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비즈니스 구조를 바꾸는 작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 구조를 바꾼다고 해서 꼭 직원 수가 줄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부분 회사에서 구조조정이 인력감축을 뜻하는 이유는 판매관리비 중 인건비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경비를 절감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가장 비중이 큰 인건비를 손대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전 직원이 월급 값을 제대로 하면 인건비가 부담이 될 리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적자가 나고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기업을 보면 직원이 자산이 아니라 부채다. 경영 기본은 자산은 키우고 부채는 줄여야 한다. 어쩌다 직원이 부채가 된 걸까. 회사 미래는 여러분 신입사원 어깨에 달렸다고 하면서 환영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이들이 부담스럽고 스스로 알아서 나가줬으면 고맙겠다고 생각하게 된 걸까. 안타까운 일이다.

기업에서 직원은 분명히 자산이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그런 자산이 부채로 전환 하는 데는 기업과 직원 개인 양 측에 책임이 있다. 그러나 기업은 따지고 보면 법·인격만 있지 실체가 없다. 자본가나 주주도 자본금만 냈고 망하면 돈만 날리면 된다. 경영진도 회사를 떠나면 그만이다. 도덕적, 윤리적 책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들도 망하고 싶어서 망했겠는가. 그러니 딱히 이들을 붙잡고 책임지라고 하기도 좀 그렇다. 남아 있는 설비나 토지는 다른 사람이 돈 내고 다시 사가면 그만이다. 기업은 잘 나갈 때는 대단한 것 같아도 사실 망할 때 보면 정말 헛거다. 그러니 직원 개인으로 봤을 때는 자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회사 보고 나를 책임지라고 해봐야 실제로 책임져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력 감축 광풍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가 월급 값을 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자기 부가가치가 월급 값을 넘어서면 일단은 문제가 없다. 회사는 실적이 좋지 않은 사람을 제일 먼저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는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도 그러지 않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월급쟁이들은 항상 자기가 지금 월급 값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고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되도록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젊은 사람 가운데에는 위에서 시키는 일을 꼬박꼬박하면 월급 값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오해다. 개근상 받고 모범생으로 학교 다녔다고 꼭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은 아니다. 성실하게 근무하고 대인관계가 좋고 항상 웃는 얼굴로 회사 다니는 것이 회사 생활 잘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회사는 돈을 벌어야 직원 월급을 준다. 회사가 직원에게 월급을 주는 이유는 돈 버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 벌어 주는 직원이 가장 대우 받는다.

월급 값을 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자기가 가진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 회사 일에 전력투구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잠재력을 총동원해 자기의 능력 자체를 향상시켜야 한다. 퇴근 때 기력이 소진돼 손가락도 못 움직일 정도로 맡은 바 업무에 진력을 다 해야 한다. 일을 하고 싶어도 회사가 나에게 일다운 일을 시키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있으면 안 된다. 일은 자기가 찾고 만들어서 하는 법이다. 시키는 일을 하면 이미 늦다. 시키기 전에 해야 한다.

앞으로 구조조정은 상시화될 것이다. 지금 세상은 공급은 넘치고 수요는 부족하다. IT발전이 생산 효율을 올리고 무인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를 소비할 고객은 늙어가면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에 기울일 여유도 관심도 없다. 그럴수록 기업은 더욱 더 바쁘게 움직여 시장과 고객을 찾아나서야 한다. 경영이 예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진 것이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구조조정 대상이 된다. 정년퇴직이든, 희망퇴직이든, 명예퇴직이든 퇴직은 숙명적으로 피할 수 없다. 다만 시기가 빠르냐 늦냐, 자의냐 타의냐 문제다. 설령 꽃다발 받고 정년퇴직한다고 해도 섭섭하긴 마찬가지다. 아마 또 다른 일자리가 없나 찾아 나서야 할지 모른다.

구조조정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단기적으로 현재 직무에 최선을 다해서 생존력을 올리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자기 능력을 개발해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구조조정은 누구에게나 숙명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항상 미래에 대비하는 자세다.

CIO포럼 명예회장(명지대 교수) ktlee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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