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름을 상표로 등록할 때 인종 등을 차별하는 내용이 담겨도 정부가 상표등록을 막을 수 없다는 미국 법원 판결이 나왔다.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22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판결문에서 “상표에 비방의 의미가 있다고 해서 정부가 그 상표 등록을 거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아시아계 미국인들로 구성된 록그룹 ‘슬랜츠’(The Slants)의 멤버 사이먼 탐이 미국 특허청(USPTO)을 상대로 낸 소송 결과다.
특허청은 미국 상표등록법 1052조에 따라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긴 ‘슬랜츠’라는 말을 상표로 쓸 수 없다는 행정처분을 내렸지만, 법원은 해당 규정이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제1조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청자는 이 나라(미국)에서 인종이나 문화적인 문제를 일깨우기 위해 ‘슬랜츠’라는 말을 썼다고 설명했지만 (등록이) 거부됐고, ‘미국의 이슬람화를 멈춰라’(STOP THE ISLAMISATION OF AMERICA)라는 말도 상표 등록이 거부됐다”는 점을 거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비록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이라 할지라도 수정 헌법 제1조의 적용 대상”이라며 문제가 된 상표등록법 1052조 2a항을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공영방송 NPR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 비하 표현이라는 점 때문에 법정 분쟁 중인 프로풋볼팀 이름 ‘레드스킨스’를 비롯해 여러 비슷한 사건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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