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는 알츠하이머 질환에 걸리지 않는다?”
국내 연구진이 암과 알츠하이머병에 공통적으로 관여하는 신호전달경로를 찾았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남승윤 국립암센터 박사 연구팀이 세포 내 신호전달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서다.

암과 알츠하이머병 간 상관관계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 두 질환이 역상관 관계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즉 암에 걸린 환자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낮고, 반대로 치매 환자는 암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염증반응이 암과 알츠하이머병에 관련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이러한 연관성에 어떤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존재하는지는 밝혀진 바는 없었다.
연구진은 암과 알츠하이머병에 관련된 시스템 생물학적 접근방법으로 신호전달 네트워크 분석을 수행했다.
국립암센터에서는 암과 관련된 세포 내 신호전달경로를 분석했다. KISTI에서는 알츠하이머 주요 신호전달 네트워크를 분석해 서로 연계했다. 데이터 분석을 위해서는 KISTI 슈퍼 컴퓨팅자원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으로 염증반응에 관련하는 유전자 및 신호전달 경로를 발굴하는데 성공했다.
임상 현상과 상응하는 암에서 억제되는 유전자가 알츠하이머에서 활성화되거나 반대로 알츠하이머병에서 억제되는 유전자가 암에서는 활성화되는 이유에 대해 연구진은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주요 유전자 16개와 관련있는 신호전달 경로 24개가 주요 원인이라고 추론했다.
이 연구를 통해 연구진은 암과 알츠하이머 간 연관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주요 신호전달 네트워크 및 유전자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관련 생명과학 연구자들이 이를 실험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기반 정보를 제공하게 됐다.
남승윤 국립암센터 박사는 “암과 알츠하이머병 간 상관관계를 풀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남 박사는 “향후 암을 비롯한 난치성 질병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관련된 세포 내 다양한 조절 메커니즘 연구가 활발해 지고 있는 시점이어서 이와 같은 질병 간 연관성을 추적하는 시스템 생물학 연구는 점차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