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풀이 삼성·LG 두 회사가 중국에서 생산한 세탁기를 생산비보다 낮은 가격으로 미국에 판매하고 있다며 미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월풀은 청원서에서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이 생산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세탁기를 판매해 미국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였다”며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서는 “두 기업은 상무부가 멕시코와 한국산 세탁기에 9~13% 관세를 부과한지 3년도 안돼 다시 덤핑을 하고 있다”며 “생산지를 중국으로 바꿔 관세 납부 의무를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과 LG 대변인은 미국 무역법을 어기지 않았으며 미국 기업과 시장에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월풀이 제소한 제품은 대형 통돌이 세탁기와 드럼세탁기다. 미국에서 500달러에서 1000달러 에 판매된다. 일부 중국에서 생산한 세탁기 부품도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 상무부는 생산비용을 추정해 삼성과 LG가 제품을 덤핑 판매하거나 불공정하게 낮은 가격에 팔았는지 판단한다. ITC는 두 회사 가격정책이 월풀과 기타 미국 제조업체에 피해를 줬는지 결정한다.
월풀은 삼성과 LG 중국산 세탁기가 지난 1~9월 미국시장에서 31%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2012년 6%에서 급등했다. 이어 상무부가 내년 7월까지 해당 건에 예비 판정할 것으로 기대했다.
WSJ는 한국 기업이 세련된 디자인과 정교한 기능성으로 주방과 세탁 부문 가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라크라인서비스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상반기 이 부문에서 13% 점유율을 차지했다. 2006년 0.7%에서 크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LG 점유율도 3.4%에서 13%로 올랐다.
3년 전에도 월풀은 두 회사가 냉장고 가격을 덤핑했다며 ITC에 제소했으나 패소한 바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