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산업이 외환 이체 분야로 확대된다. 기존 은행이 주도하던 외환이체 시장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핀테크 기업이 도전장을 내민다.
16일 업계 따르면 정보기술(IT)업체가 핀테크 기반 외환이체 사업에 착수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외환 이체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시작한다. 정부 환전업 개편방안에 따라 내년부터 비은행 기업도 소액 외환 이체가 가능하다.
◇내년 비은행 외환이체업자 출범
외환 이체는 은행만 가능했다. 은행은 국제 금융거래망인 스위프트(SWIFT) 네트워크를 이용해 외환 이체 서비스를 제공했다. 국내 은행이 스위프트망을 거쳐 해외 은행으로 이체한다. 스위프트망과 해외 은행 이용 수수료를 부담한다.
외환 이체 이용자도 수수료 부담이 크다. 은행도 수수료 지급으로 소액 이체는 수익이 적다. 1962년 외국환관리법 제정으로 환전업자가 등장했다. 관광객 대상 서비스 수준이다. 자금세탁·환치기 등 불법 거래 문제도 발생했다.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 국민 다수가 은행 계좌가 없는 점도 한계다. 국내 거주 동남아시아 국가 이주 노동자는 은행 외환이체 보다 직접 전달 방식을 선호한다.
핀테크 기업 관계자는 “핀테크 기반 외환이체업이 가능해지면 이주노동자는 편리하게 가족에게 송금한다”며 “ICT를 활용하면 은행을 이용하지 않고 송금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상반기 비은행 외환이체업자를 선정, 소액 외환이체를 허용한다. 외환이체업자는 일정한 물적·인적 요건을 갖춘다. 최지영 기재부 외환제도과장은 “개편방안은 11월 외국환거래법·시행령 개정에 반영했다”며 “규정 등 부분은 내년 1분기까지 개편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기반 가상계좌 이용
스마트폰 이용 가상계좌 서비스가 대표적 핀테크 외환이체 방법이다. 외환이체업자가 송금 대상 국가 금융사나 통신사 등 대리점 운영 기업과 협력하는 형태다.
외환 송금자는 외환이체업자에게 보낼 돈을 위탁한다. 이체업체는 협약을 맺은 현지 대리점 운영사로 해당 돈을 송금한다. 현지에서 돈을 받는 사람에게 스마트폰 문자로 송금액과 인증번호 등을 발송한다. 돈을 받는 사람은 스마트폰 문자를 근처 대리점에 제시, 돈을 받는다.
스위프트망을 이용하지 않아 수수료를 낮춘다. 은행 계좌 없이 송금, 동남아 등 금융 후진국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다. 핀테크기업 관계자는 “동남아 금융 후진국도 스마트폰 보급률은 높다”며 “스마트폰을 매개로 송금 정보를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기반 외환이체 서비스는 4~5개 IT기업이 준비한다.
국내 이주 노동자와 이민자 등 해외 송금액은 연간 100억달러(약 11조원) 규모다. 비은행 외환이체 시장도 급성장 추세다. 일본은 2000년대 초반 외환이체 제도를 도입했다. 낮은 수수료로 소액 송금 시 은행 대신 외환이체업자를 이용한다.
핀테크 서비스도 다양화된다. 지급결제 등 일부 서비스에 한정된 핀테크 산업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계기다. IT업체 관계자는 “보다 많은 기업이 핀테크 분야에 진출해 기존 사업 외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강조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