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 업계, 세금 불만 점점 커진다

정부의 세금 정책에 대한 유류 업계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가 주유소 세액공제는 축소하고, 나프타 제조용 원유 할당관세는 부과 연장에 나서자 업계는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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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유소협회가 공개한 `유류세 부담 가중` 홍보문구

한국주유소협회는 1일 부가가치세법 개정안 통과시 신용카드 거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신용카드 매출세액공제 적용 대상에 ‘매출액 10억원 이상 사업자’를 제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신용카드 매출세액공제는 영세 주유소에게 큰 혜택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유소 연간 영업이익은 3800만원 정도로 500만원가량 세액공제 혜택이 가능하다. 매출세액공제는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 일환으로 개인사업자는 연간 500만원 한도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2016년 세법개정안에서 유류세 포함한 매출액 10억원 이상 사업자를 공제대상에서 제외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주유소 업계는 제품 가격의 절반이 넘는 높은 유류세로 실질 매출이 10억원이 넘지 않는 대다수 주유소사들이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주장한다.

현재 휘발유 기준 유류세 비중은 62%다. 전체 주유소 60%가 월 140㎘를 판매하는데 이를 기준으로 매출액을 추산하면 세금 포함 시 매출액은 20억원 전후다. 유류세 제외 시 매출은 9억원으로 떨어진다. 유류세가 세액 공제 혜택을 가로막는 구조다.

서울 역삼동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정유사와 주유소가 정부 유류세를 대신 걷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보상 없이 혜택마저 없애려 한다”면서 “주유소와는 상관도 없는 유류세를 매출로 잡아 혜택을 못 받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문식 주유소협회 회장은 “정부가 세수확대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법안이 통과될 경우 신용카드 거부운동은 물론이고 기름을 넣을 때마다 과도한 유류세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홍보해 업계 어려움을 호소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에는 석유화학업계가 나프타에 대한 과세 철회를 요구했다. 나프타는 석화제품 기초 원료로 지난해까지 영세율이었다가 올해부터 1% 할당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입산 나프타에 대한 과세 부과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협회는 “석유화학 기초 원자재인 나프타에 대한 과세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조치”라며 “산업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나프타 제조용 원유 할당관세 연구용역(2014년 8월 시행)에 따르면 나프타 할당관세 1% 부과시 플라스틱 원료인 합성수지는 0.6%, 각종 의류 원료인 합섬원료는 0.72%, 타이어 원재료인 합성고무는 0.7% 상승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정유사에서 생산한 나프타만으로 석화산업 수요를 모두 채울 수 없기 때문에 수입비중이 50%를 넘어섰다”면서 “일본 등 경쟁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대체 원료인 LPG에 까지 2% 관세를 적용하는데다 배출권거래제도, 화평법 등 각종 규제까지 적용하고 있어 경쟁력이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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