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IT 시장이 3분기에도 침체가 지속됐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대형 생활가전 판매가 늘었지만 TV와 스마트폰, 소형가전에 이르기까지 다른 전 분야에서 전년 동기대비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형 할인행사를 통해 10월부터 판매가 급증하고 있어 4분기에는 시장상황이 개선될 전망이다.
26일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3분기 국내 가전·IT시장 규모는 4조4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조9500억원보다 9.2%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4조3500억원으로 최근 3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2분기보다는 소폭 확대됐다.
가전·IT 시장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 대형가전만 유일하게 4.6% 성장했다. 냉장고(8.7%)와 세탁기(4.8)가 성장을 주도했다. 트윈워시, 애드워시 등 프리미엄 세탁기 출시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TV와 스마트폰, 소형가전은 모두 두 자리 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TV시장은 UHD, OLED 등 신기술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10.8% 축소됐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이동통신 시장도 15.6% 하락했다.
소형가전 역시 전년 동기대비 18.3% 축소됐다. 제습기·가습기 시장은 절반 가까이 줄었고 전기밥솥(-8%) 역시 하락했다. 소형가전 중에서는 진공청소기만 2.2%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GfK는 소형가전 시장 축소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성장세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카메라 시장은 디지털카메라의 지속적 하락에다 그동안 성장세를 보였던 교환식 카메라 렌즈까지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15.2%를 기록했다.
업계는 내수 가전시장이 3분기까지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최악의 부진은 떨쳐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수 활성화를 위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K세일데이 같은 대형 할인행사를 연이어 펼쳐 시장 확대 기대감이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 국내 주요 가전판매 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6~19% 증가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K세일 데이 같은 대형 할인행사가 이어지며 판매가 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판촉행사를 지속하면 4분기 시장은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가전·IT 시장 추이(단위:십억원/자료:GFK)>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