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실리콘관통전극(TSV:Through Silicon Via) 기술을 적용해 128기가바이트(GB) 대용량을 구현한 서버용 RDIMM(Registered Dual In-line Memory Module) D램 모듈을 양산한다고 26일 발표했다. D램 모듈로 128GB 용량을 구현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RDIMM은 서버 D램 모듈의 한 종류로 빠른 속도와 높은 신뢰성이 특징이다. 이 제품에는 20나노 공정 8기가비트(Gb) DDR4 D램 칩 총 144개가 탑재된다. 모듈 외관으로 보면 각 D램 칩을 TSV 기술로 네 개씩 쌓은 패키지 36개가 붙어 있는 모습이다. TSV는 실리콘 웨이퍼에 전극 형성용 구멍을 여러 개 뚫고 일반 종이보다 절반 이하로 얇은 50㎛ 두께로 얇게 깎아낸 뒤 절단해 상하단 칩을 수직으로 연결한 첨단 패키징 기술이다.
칩 주변을 금선으로 연결하는 일반 와이어본딩 기술은 4단 적층이 어렵다. 억지로 구현할 수는 있으나 와이어본딩 기술적 한계로 상단 적층부 D램 칩 데이터 전송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다. 이 탓에 와이어본딩 기술을 적용한 범용 D램 모듈 최대 용량은 64GB에 그쳤다.
이번 128GB TSV D램 모듈은 와이어본딩 64GB D램 모듈과 비교해 용량이 많고 속도도 두 배가량 빠른 2400Mbps를 구현했다. 소비전력도 50%나 줄였다.
삼성전자는 연내 TSV 기술을 적용해 128GB DDR4 LRDIMM(Load Reduced Dual In-line Memory Module) 모듈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LRDIMM 모듈에는 버퍼칩이 추가돼 여러 모듈을 하나의 메모리 용량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한다. 대용량, 고속 작동이 특징이다.
최주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128GB D램 모듈 양산으로 글로벌 IT기업 고객이 투자 효율성을 더욱 높인 차세대 서버 시스템을 적기 출시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다양한 분야의 시장 선도 고객들과 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IT시장 변화를 가속화해 소비자 사용 편리성을 높이는 데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초대용량 D램 수요 증가세에 맞춰 20나노 8Gb D램 생산 비중을 빠르게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TSV 기술을 활용해 대역폭을 크게 끌어올린 차세대 초고속 컴퓨팅용 고대역폭메모리(HBM:High Bandwidth Memory) 제품도 적기 양산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주엽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