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칼럼]세라믹 산업의 힘찬 비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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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세라믹 업계가 올해 처음으로 11월 28일을 ‘세라믹의 날’로 지정·선포한다. 1969년 11월 28일 개최된 마산 위생도자기공장 준공식과 함께 도자 산업 육성과 발전 염원을 담은 ‘요업진흥비’ 건립일을 기념하는 취지다. 세라믹 산업 새 비전 설정과 도약을 다짐하는 포부가 담겼다. 세라믹 산업 역사에 뜻깊은 날로 기억될 것이다.

지금까지 ‘세라믹’이란 단어는 도자기, 유리, 시멘트 등 전통적인 의미로 많이 인식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80%, 연료전지의 90%, 각종 센서류의 70% 이상을 세라믹 소재가 차지한다. 특히 첨단 세라믹은 우주·항공,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자동차, 바이오 등 우리가 꿈꾸는 미래의 융·복합 소재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

세라믹 산업 세계 시장규모는 2015년 현재 약 4137억달러(국내 시장규모는 약 76조9000억원)다. 연평균 6% 성장 추세를 보이며 2025년에는 7785억 달러(국내 24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 시장은 일본 교세라와 미국 코닝 등 극소수 글로벌 기업이 60% 이상을 독과점하고 있다. 반면에 산업은 원천 기술이 부족하고, 원료 및 공정 장비 자립화도 미흡하다. 무역수지 적자 폭은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작년에도 48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

이런 환경을 극복하고 국내 산업 발전을 위해 업계를 중심으로 연구기관과 대학이 함께 비전을 설정하고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크다.

산업부도 최근 몇 년 새 세라믹 업계 발전을 위해 세라믹 소재 기술 개발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 세라믹 통계 기반을 구축하고 세라믹 전문 기획 PD를 신설하는 등 정책 지원 기반도 마련했다.

지금은 산학연 의견을 바탕으로 첨단세라믹 글로벌 전문기업 20개 육성, 세계 시장 점유율 30% 달성을 목표로 ‘세라믹 산업 2025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세라믹 핵심소재 기술 개발, 원료 및 공정장비 국산화, 인력양성 등 생태계 조성 방안도 포함할 것이다.

급성장하는 IT·에너지·환경·바이오 세라믹 분야 미래 시장을 선점하라면 정부와 산학연이 힘을 모아야 한다. 관련 산업의 힘찬 도약을 바라면서 세라믹 업계에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전방 수요 산업과 협력해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등 세계 최고 수준 전방 수요 산업이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산업 기술이 제품화에 이르지 못하고 사장되거나 후발 기술로 나락한다. 세라믹은 소재 산업이다. 다양한 채널로 수요산업이 요구하는 미래 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협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세라믹 원료 산업을 국산화하자. 국내 고부가 세라믹 원료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높은 초기 투자 비용과 해외 선진기업 시장진입 장벽을 이유로 투자를 피하는 실정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수입 의존도가 더욱 심화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산·학·연·관이 범용 원료는 고부가가치화하고 미래 시장 대응 원료는 선제적 개발로 자급해야 한다.

셋째, 세라믹 산업을 선도하는 대표기업과 강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우리나라 세라믹 기업은 99%가 중소기업이고 대부분 규모가 영세하다. 국내의 대표적인 세라믹 기업으로는 삼성전기, 삼화콘덴서 및 쌍용머티리얼 등을 들 수 있을 뿐이다. 히든 챔피언이 탄생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산학연과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세라믹의 날을 맞아 관련 산학연이 더욱 합심하자. 세라믹 업계가 목표하는 ‘2025년 세라믹 산업 글로벌 톱4’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분발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pdsy0508@moti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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