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이 감소하고 학령 인구가 줄어들면서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 수도 매년 감소한다. 전문가는 향후 10년 안에 학령 인구가 10만~20만명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교육 수요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교육부 정책 실수에 대학이 난립하고, 낮은 재정자립도로 교육부 재정지원 사업에 대한 의존도는 날로 커지고 있다. 또 각종 재정지원 사업에 대학 구조조정, 학과 통폐합 등이 달렸기 때문에 대학가에 떠도는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대학의 위기, 교육의 위기는 아니다
대학의 위기라고 하지만 이것이 고등교육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질 높은 고등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더욱 더 늘었다.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대학 역할도 커졌다.
선진국은 미래 산업사회 대응을 위해 고등교육 역할을 강조하면서 직업교육을 강화하는 추세다. 3차 서비스 산업 비중이 확대되고 첨단과학기술 산업이 발달하게 되면서 고도 전문인력 양성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기술이 빠르고 복잡하게 진화하면서 20·30대를 대상으로 한 전문교육 요구가 증대하고 있다.
기술 발전은 단순히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재상이 바뀌는 것뿐 아니라 대학 교습방법에도 영향을 미친다. 모바일 단말기와 양방향 소통 등으로 교수와 학생 사이 활발한 교류가 온라인상에서 일어나고 있다. 오프라인 강의실에만 얽매이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인문사회계열로 운영되는 학과 운영도 성인 재교육과 직업교육 관련된 다양한 학과 운영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평생교육에서 전문교육으로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CT) 발달에 힘입어 이러닝, 사이버대학(원격대) 같은 온라인 교육 사업을 일찍 시작했다.
사이버대학은 기존 오프라인 대학과 역할을 분담하는 파트너 대학 개념이 강하다. 사이버대학 등록금은 일반대학 30% 수준으로 저렴하고, 수능 시험성적 없이 고졸 이상 학력만 있으면 지원 가능하다. 사이버대는 지원, 등록, 수업진행률, 강의, 시험까지 모든 학사시스템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졸업 후에도 일반대학과 동일한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으며 대학원 진학도 된다.
사이버대는 평생학습기관으로 출발했지만, 고등교육기관으로 인정받은 뒤 사회적 위상도 커졌다. 사이버대는 고등교육 보완·대체재가 아닌 기업 실무 인재를 배출하고 경력을 계발하는 역할까지 요구받고 있다.
또 기존 교육 수요가 많았던 사회복지, 부동산, 상담, 경영 분야에서 공급 과잉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새로운 특성화 분야 개발 필요성도 제기된다.
사회적 변화에 맞춰 실용학문과 융합학문 분야가 많다.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웰빙, 환경, 노후대책, 재테크, 실용문학, 대체의학, 자녀교육 등이 대표적이다.
◇이공계 학과 개설, 사이버대 도전과 과제
기술발전은 단순히 산업에서 요구하던 지식서비스를 사회 인프라 전반으로 넓혀 놓았다. 이에 따라 대학 교육도 빅데이터, 온라인 대중 공개강의(MOOC), 플립러닝(거꾸로 교실) 등 다채롭다.
무엇보다 현장과 연계되지 않은 대학교육으로 인해 다시 직업교육을 받아야 하는 등 사회적 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만큼 이에 대한 강화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사이버대 발전을 위해 질 관리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원격 학점은행기관과 차별화된 고등교육 전문기관으로서 시간제 입학생 관리와 책임 문제도 있다.
고려사이버대는 끊임없는 신규 수요 창출의 성공적 사례 중 하나다. 사이버대에서 개설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기계 제어, 전기, 전자, 공학 이공계열 학과 실험을 시뮬레이션 기반 가상실험실로 해결하고 사이버 교육 수요를 창출했다.
고등교육 체제 내에서 직업교육 강화도 이뤄져야 한다. 산업 현장에 필요한 역량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연계, 융합학과 등 교육과정 특성화 유도가 필요하다. 사이버대만이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 경험으로 창의적 인재 양성 노력이 요구된다.
인재는 기업과 국가 경쟁력 원천이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서비스 산업은 글로벌 역량을 갖춘 우수 인력이 경쟁력 핵심이다. 우수 전문인력 양성이 고등교육 핵심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미래 사회 주역이 될 인재를 키울 새로운 학과 설립은 물론이고 질 높은 콘텐츠, 교육과정 운영이 중요하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