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 넓히는 먼지센서…민-관 손잡고 차량용 최초 개발 도전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등에 주로 쓰인 초미세먼지 센서가 자동차로 지평을 넓힌다.

정부가 기업, 공공기관, 대학 등과 손잡고 국책 과제로 자동차용 초미세먼지 센서 연구개발(R&D)을 시작한다. 자동차용 초미세먼지 센서 개발은 세계 첫 시도다. 온도 조절, 방향 차원을 넘어 차량 내 공기 질을 체계적으로 측정, 관리하려는 수요에 대응하려는 포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자동차향 실내 부유 초미세먼지 감지센서 개발 및 칼리브레이션(검·교정) 시스템 개발’ 과제 주관 기업으로 삼영S&C(대표 박상익)를 선정했다. 투자자연계형 R&D 과제로 3년간 10억5000만원 출연금이 투입된다. 민간 투자는 약 40억원을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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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영S&C가 가전용으로 공급하는 초미세먼지 센서

삼영S&C 외 자동차부품연구원(이하 자부연)과 경상대학교가 참여 기관으로 선정됐다. 정부는 조만간 이들 기관·기업과 과제 협약을 체결한다. 삼영S&C는 국내 최대 초미세먼지 센서 제조업체다. 국내외 가전사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자동차 적용 경험은 없지만 자부연과 경상대 도움으로 원천 기술을 최적화한다.

초미세먼지 센서를 자동차용으로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먼지센서를 상용화한 일본 신에이도 아직 자동차용 제품은 내놓지 않았다. 개발에 성공하면 우리가 세계 최초가 되는 셈이다. 개화하는 자동차용 초미세먼지 센서 시장 선점이 기대된다.

개발된 센서는 자동차 스마트 공조장치에 활용한다. 센서로 실내 먼지 농도를 측정해 공기청정 기능을 작동시키는 콘셉트다. 현재 차량 내 공기청정 기술은 이산화탄소(CO2) 저감과 방향 정도에 그치고 있다. 센서를 상용화하면 차량 내 초미세먼지에 대응한 공기청정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

완성차 제조사 중에는 이 기능에 주목하고 실차 시험 중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내 고급감이 중요한 고가·대형 세단과 먼지 오염 대응이 필요한 중국향 모델 수요가 타깃이다. 아직 양산 적용 차종은 출시되지 않았지만 업계 관심이 높다는 평가다.

박상익 삼영S&C 대표는 “자동차 공조에 스마트 기술이 접목되면서 이산화탄소 센서를 비롯한 환경 센서 전반이 주목받고 있고 영역도 점점 확장될 것”이라며 “때마침 업계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정부 과제가 시작돼 세계 최초 차량용 미세먼지 센서를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삼영S&C는 초미세먼지 센서 분야 원천기술을 확보한 기업으로, 가전 시장 평가는 높다. 내년 국내외 가전 시장에 200만개 센서를 공급한다. 다만 가전제품보다 월등히 높은 자동차 업계 성능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과제다.

이번 정부 과제 수행으로 신뢰성과 내구성을 대폭 강화한다. 자동차에 센서를 탑재하려면 우선 센서 작동 온도 범위를 넓혀야 한다. 극저온과 극고온에도 견뎌야 한다. 최적 장착 위치를 찾고 최소 수백만개 양산과 검·교정 체계를 갖추는 것도 과제다.

박 대표는 “이번 정부 과제 핵심은 기존 가전용 센서를 자동차 환경에 맞게 업그레이드하고 최적화하는 것”이라며 “자부연을 비롯한 참여 기관과 협력해 양산차에 적용 가능한 수준 성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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