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차세대 AP전쟁… 퀄컴·삼성전자·하이실리콘·미디어텍 맞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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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퀄컴, 하이실리콘, 미디어텍이 앞다퉈 프리미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공개했다. 이들 제품은 내년 출시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된다.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AP 신제품 면면을 살피면 차세대 스마트폰 성능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주요 업체가 공개한 신형 모바일 AP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삼성전자 14나노 혹은 TSMC 16나노 핀펫(FinFET) 공정으로 생산된다. 내년 출시될 모든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10나노대 공정으로 생산된 AP를 탑재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모바일 AP가 보다 미세한 공정으로 생산되면 스마트폰 전력 소모량이 줄고 성능은 높아진다.

ARM 64비트 명령어를 지원하는 ARMv8-A 아키텍처에 기반을 둔 것은 공통점이다. 32비트 AP가 지원할 수 있는 메모리(D램) 용량은 4GB가 최대였으나 64비트는 4GB 이상 메모리를 탑재할 수 있다. 성능 향상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아직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은 3GB가 주류지만 내년에는 4~6GB를 탑재한 제품도 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퀄컴은 64비트 ARMv8-A 아키텍처 기반으로 설계한 독자적 커스텀 코어를 AP에 넣었다. 하이실리콘과 미디어텍은 올해 초 ARM이 선보인 고성능 코어텍스 A-72 코어를 탑재했다. 퀄컴을 제외하면 모두 작업량에 따라 개별 코어 작동을 제어하는 빅리틀(big.LITTLE) 기술을 접목했다.

세부 규격은 다르지만 AP 실리콘 다이(Die)에 모뎀칩을 통합, 원칩으로 구현한 것도 공통 사항이다. 스마트폰 완성품 업체는 AP와 모뎀칩을 따로 탑재하는 것보다 통합 칩 적용을 선호한다. 보드 차지 면적, 설계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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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차세대 AP는 ‘스냅드래곤 820’이다. 삼성전자 14나노 핀펫(FinFET) 공정 라인에서 생산되는 이 제품은 퀄컴 첫 64비트 크라이요(Kryo)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네 개가 탑재돼 있다. 이 코어는 2.2㎓로 작동한다. 스냅드래곤 810에 탑재된 CPU 코어 대비 전력 효율이 10% 개선됐다. 동일 전력 사용량 기준으로는 속도가 갑절 빠르다.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아드레노530이 적용됐다. 종전 GPU인 아드레노430 대비 동일 전력에서 성능이 40% 늘고 동일 성능에서 전력소모량이 40% 줄었다. 카테고리12(CAT12)급 다운로드(최고 600Mbps)와 CAT13급 업로드(최고 150Mbps)를 지원하는 새로운 X12 롱텀에벌루션(LTE) 모뎀 기능이 내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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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엑시노스 8890 옥타

삼성전자도 신형 AP인 ‘엑시노스 8890 옥타’를 공개했다. 스냅드래곤 820과 마찬가지로 CAT12급 다운로드, CAT13급 업로드를 지원하는 LTE 모뎀 기능이 통합돼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중·보급형 모뎀통합 AP를 고객사로 출하하고 있지만 프리미엄급 AP에 모뎀 기능을 집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퀄컴과 동일 규격 모뎀칩이라는 점에서 고객사(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수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독자 설계한 고성능 커스텀 CPU 코어 네 개와 저전력 ARM A53 코어 네 개를 내장, 작업 종류에 따라 작동을 제어하는 빅리틀 멀티 프로세싱 기술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기존 엑시노스 7420 대비 성능은 30% 이상 높이면서도 소비 전력은 10%가량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GPU는 ARM 최신 말리-T880을 탑재했다. 14나노 핀펫 공정으로 생산된다.

중국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도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고성능 AP ‘기린950’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TSMC 16나노 핀펫 공정 라인에서 생산된다. 화웨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8에 탑재될 전망이다. ARM 고성능 코어텍스-A72 코어 네 개와 저전력 A53 코어 네 개를 탑재했다. 빅리틀을 지원한다. 각각 2.3㎓, 1.8㎓로 작동한다. 최고 300Mbps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 있는 CAT6급 LTE 모뎀을 내장했다.

중저가 모바일 AP 시장에서 기반을 단단하게 다진 대만 미디어텍도 최근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자 20나노, CAT6 모뎀, 10코어 기반 헬리오 X20의 16나노 버전인 ‘헬리오 X30’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디어텍 10코어 모바일 AP는 ‘큰 작업’과 ‘작은 작업’ 두 가지로 나뉘어 있는 빅리틀 연산 구조에 ‘중간 작업’을 더해 트라이 클러스터를 완성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은 저가형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핵심 부품인 모바일AP 분야에서는 프리미엄급 제품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며 “기술적으로는 모뎀칩 통합 움직임이 가장 눈에 띄고, 시장으로 보면 ‘수직계열화’ 경향이 짙어지고 있어 범용 AP 판매 업체 입지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주엽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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