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마트폰 직접 제조 논의중”..셈법은?

구글이 삼성,애플처럼 스마트폰을 직접 제조할 것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인포메이션은 10일(현지시간) 익명의 구글 임원들을 인용, 구글내부에서 이같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이에 앞서 이달 초 구글이 애플처럼 스마트폰 칩을 직접 설계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안드로이드폰 제조 논의에 안드로이드 수석부사장 참석

이에 따르면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논의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수석부사장 히로시 로크하이머를 포함한 임원들이 참석했다.

구글은 해마다 자사의 안드로이드OS를 사용하는 넥서스스마트폰을 내놓는다. 하지만 직접 만들지는 않고 방향만 제시하고 있다. 올해 나온 넥서스6P는 화웨이와, 넥서스5X는 LG전자와 각각 제휴해 내놓았다.

Photo Image
구글이 LG전자,화웨이를 통해 내놓은 넥서스5X(왼쪽)와 넥서스6P.

넥서스단말기는 대규모로 만들어지지는 않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왔고 안드로이드OS의 기능을 충실히 반영하는 단말기 역할을 해 왔다.

디인포메이션은 현단계에서 구글의 스마트폰제조 관련논의는 다만 논의 수준일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이러한 논의는 구글이 다음번 스마트폰 관련 행보에 대한 고민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미 칩개발 엔지니어 모집 등 구체적 행보

하지만 구글은 이미 지난 달 구글이 칩설계자(multimedia chip architect) 모집공고를 내는 등 스마트폰 사업 행보를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도에서 언급된 회의를 단순하게 넘어가기 어려운 이유다.

구글은 칩 설계 엔지니어 모집공고에서 업무와 관련, “칩개발노력을 이끌고...칩을 제품 출하로 이끌 엔지니어들과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구글이 칩설계에 상당한 수준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소식통을 인용, 이 구인공고가 는 최근 하이엔드 태블릿 ‘픽셀C’를 내놓은 구글 픽셀팀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Photo Image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이끄는 구글이 스마트폰 및 칩을 바탕으로 한 구글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특히 칩설계자 구인광고가 비상한 관심을 끄는 이유는 업무내용에 “이미지 프로세싱,비디오프로세싱,안정화”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핸드헬드기기용 카메라 기능은 물론 단순한 비디오플레이백이 아닌 비디오캡처 기능까지 겨냥하고 있다는 의미다.

네이던 브룩우드 브룩우드인사이트64 칩전문가는 “차세대 칩을 만드는 퀄컴이나 다른 회사들을 보면 이들이 카메라 기술에 특히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이미지 안정화는 카메라기술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칩개발에 대한 관심은 구글의 하드웨어 사업이 엄청난 확장을 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구글은 이를 통해 애플처럼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 컨트롤에 보다 깊숙이 개입하면서 애플과 보다 직접적으로 경쟁하려 들 것으로 보인다.

짐 맥그리거 칩 분석가는 “통상 시스템디자이너는 칩 레벨의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최근 MS와 애플에서 보듯이 점점 더 수직 통합쪽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구글이 서피스프로나 아이패드프로와 경쟁하기 위해 자체 태블릿제품용 칩 개발에 나선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글의 하드웨어+칩 행보는?

구글이 칩을 만들고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했다는 소식은 어쩌면 구글이 그려왔던 큰 그림상의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이미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와 관련된 힌트를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자사의 픽셀C 태블릿을 발표하면서 “구글이 끝에서 끝까지(end to end) 만든”제품임을 강조했다.

피차이는 이를 통해 구글이 삼성이나 LG의 도움없이 자체적으로 단말기를 만들었다는 점을 것을 말하고 싶어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구글은 아직까지는 단말기 제조시 여전히 제휴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올해 말 출하될 픽셀C는 엔비디아 테그라 X1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다. 256코어 X1칩은 첨단 그래픽프로세서로서 동영상과 데이터크런칭에 최적화된 칩이다.(데이터크런칭은 일정기간 자료들을 수집해 편집하고 결과물을 산출하는 데이터처리방식이다.)

구글은 기존 픽셀노트북에는 인텔칩을 사용해 왔다. 구글은 인텔의 최고칩을 사용하긴 했지만 애플이 자체칩으로 성공한 방정식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구글이 이같은 안드로이드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구도에 있어서 당장 직면한 최대 약점은 애플과 달리 하드웨어를 만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구글이 실제로 반도체 관련 사업을 하려 든다면 비용과 사업의 복잡성 때문에 공격적인 하드웨어 생산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