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국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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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중국 베이징을 다시 찾았다. 무표정한 중국인 얼굴은 그대로지만 그것 빼고 모든 것이 달라졌다. 올림픽이 끝나고 변화 속도가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예상은 오산이었다. 달리는 자동차에는 속도가 붙었다.

최근 중국을 자주 오가는 젊은 창업가는 기자에게 “중국이 한국을 바짝 쫓아왔다는 말은 틀렸다”며 “중국이 창업에 한해서는 5년 정도 앞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관춘 거리 풍경은 한국보다 적극적이고 자유로웠다. 1층에 마련된 카페에는 투자자, 창업가, 일반인이 한데 어울렸다.

창업가거리에서는 엔젤협회, 전국VC협회 등 수많은 기관·단체가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창업카페를 운영했다. 우리나라에서 출입 등록한 사람만 커뮤니티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나 관계자가 아니면 사무실 위치도 잘 알 수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창업 카페 게시판에 올라온 채용공고나 창업 아이디어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바로 위챗(웨이신) 대화방으로 초대된다. 기업가에게 위챗 아이디는 명함 역할을 했다. 택시 뒷좌석이나 텔레비전 프로그램 하단에 등장하는 QR코드를 찍으면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중국의 변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업화와 서비스는 우리가 더 잘한다’는 중국 창업 관련 업계 관계자 말에 한국에서는 각종 서비스 기반 창업이 인기라는 말은 꺼내기도 어려웠다. ‘배달의민족’ 등 국내에서 손꼽히는 스타 창업기업도 이미 중국 스타트업을 방문해 벤치마킹하고 있다.

중국은 국내 기업 간 협력, 중국 현지 간 협력이 아니고서는 진출이 불가능한 ‘거인의 시장’이 됐다. 생존하기 위해 모두가 더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기존 정부부처에 민간 액셀러레이터, 창조경제혁신센터까지 우후죽순 늘어난 국내 창업 관련 기구가 하나의 채널로 통합해 교류해야 한다는 중국 현지 관계자 말이 따끔하게 들려왔다. 창업, 중국을 배워야 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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