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전기차업계가 제주도에서 격돌한다. 이미 가장 많은 전기차 이용기반이 깔렸기 때문에 사업 확대 최적지로 제주를 선택했다. 신차 단독 출시를 비롯해 카셰어링·충전기사업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등장과 경쟁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렌털을 비롯해 충전서비스 관련 국내외 사업자가 제주 시장 선점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서울·수도권 등을 주로 공략해 오던 사업자가 제주지역에 속속 진출하면서 그간 현지에서 사업을 펼쳐왔던 사업자와 전면 경쟁을 펼치게 됐다.
전기차 셰어링업체 E사도 제주에 진출한다. 이 회사는 제주 지사를 설립, 내년 상반기 첫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초기 셰어링 확대에 전기차 100대가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E사 진출은 제주도에 처음으로 시간 단위 전기차 이용 서비스가 등장한다는 의미도 갖는다. SK렌터카가 전기차 20대로 렌털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시간 단위 이용 서비스는 아직 없다. 제한적 전기차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롯데렌터카와 그린카도 내년부터 사업을 확대한다.
충전기 업체도 제주 사업을 확대한다. 충전기업체 P사는 일부 생산라인과 유지보수 인력을 갖춘 사업장을 연내 현지에 마련한다. 제주에 충전기 제조사가 아직 없기 때문에 이를 노린 전략이다. 외국계 기업 제주 진출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 유력 상사는 한국 충전기 업체 등과 컨소시엄을 맺고 충전기 리스·렌털과 개별 충전소 사업을 추진한다. 2017년 충전기 구매 지원금 폐지에 대비해 민간 대상 충전사업을 벌이겠다는 밑그림이다.
글로벌 자동차업체 닛산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모델 ‘리프’를 한국에선 제주에만 출시한다. 내년에 신규 전기차 모델을 제주에서 론칭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유력 전기차 업체 BYD도 제주 진출을 타진 중이다.
제주 진출을 앞두고 있는 업체 한 관계자는 “제주도의 활발한 전기차 보급 정책과 환경 덕에 지역주민 전기차 호응도가 높아져 제주 진출이 유리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한국 전체 시장에 앞서 제주에서 사업성을 검증받는 것도 이후 실패를 줄일 수 있는 한 방도”라고 말했다.
제주에는 올해 말 기준 전기차 3000대가 운행된다. 제주도는 내년말까지 운행 전기차를 5000대로 확대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