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 효과에다 이사·혼수시즌이 맞물리면서 가전 판매가 크게 늘었다. 연말 판매 확대로 최근 수년간 정체 국면이던 내수 가전시장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 10월 2주간 가전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평균 18.7%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자체 행사는 물론이고 롯데백화점, 홈쇼핑 등 유통 계열사 행사에도 기획전 형태로 참가하며 하반기 가전 판매량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전자랜드도 전국 매장에서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전으로 판매확대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블랙플라이데이에 대규모 할인 판매가 시작된 가운데 가을철 혼수시즌도 맞물렸다”며 “연말까지 대형 가전에 붙는 개별소비세가 인하된 것도 판매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제품 판매가 급증하며 TV는 주간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TV SUPER WEEK’ 프로모션을 시작한 10월 첫 주말부터 판매가 늘면서 1일부터 14일까지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전월 주 평균 대비 40% 이상 늘었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소비자가 집중적으로 방문한 백화점과 할인점 TV 판매도 급증하며 전월 대비 2배가량 늘었다.
LG전자도 10월 이후 다양한 프로모션 효과로 TV와 가전 판매량이 평균 20%가량 늘었다. 자체 가전유통전문점 LG 베스트샵은 물론이고 여러 온·오프라인 유통사와 연계한 대규모 할인 행사로 가전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가전 판매량 증가가 확인된다. 오픈마켓 G마켓 기준, 최근 한달 TV 판매는 브랜드별로 최대 23% 판매가 늘었다. 세탁기 판매는 27% 증가했다. 냉장고 판매는 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G마켓 관계자는 “냉장고 가운데 최저 100만원 후반에서 300만원 이상 고가 3-4도어 냉장고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다”며 “냉동고 판매는 213%나 급증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3분기까지 내수 가전 판매는 최근 수년과 유사한 규모로 관측한다. 상반기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ㆍ파로 위축됐던 시장은 3분기에 7% 내외 성장하며 누적 판매로 예년 수준을 맞췄다.
업계는 4분기 시작 시점인 10월 가전 판매에 크게 고무돼 있다. 4분기 판매가 20% 대 성장을 보이면서 연간 기준 실적 확대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가전유통점 한 관계자는 “수년간 정체됐던 내수 가전 시장이 연간기준으로 성장할 기회를 잡았다”며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이벤트를 매년 정례화하는 것도 정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