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일본을 기회로 만든 中企]"일본을 해외진출 교두보로" 中企가 꼽은 日 진출 성공비결

◇영신특수강 “첫 수출지 일본에서 해외진출 기회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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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특수강 박원 대표(뒷줄 왼쪽에서 여덟번째)와 임직원들 <사진=영신특수강>

영신특수강은 올해 대일 수출에서 50만달러 매출을 기대한다. 지난해 처음으로 10만달러어치를 수출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약 30만달러를 기록했다. 당초 예상보다 일본 경기 회복 속도가 더뎌 30% 정도 줄었지만 광산, 쓰레기분리장 분쇄기 등에 쓰이는 특수강을 수출해 경기변동 영향을 최소화했다.

박성수 영신특수강 상무는 “KOTRA 지사화사업으로 일본 구리모토철공소와 거래를 시작한 게 일본 진출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새 거래처가 필요했던 구리모토와 영신을 KOTRA가 연결했다.

KOTRA 측 파트너인 정성욱 오사카무역관 과장은 해외거래 경험이 없던 영신을 위해 수출 물류, 통관과 숙박 예약까지 모든 것을 지원했다. 영신, 구리모토, KOTRA가 함께 하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 단체 대화방에서 서로 안부와 긴급한 질의에 대응할 정도로 관계도 가까워졌다.

영신특수강에 일본 진출은 새 도약 기회다. 제품 품질관리부터 성능까지 앞선 금속산업 노하우를 배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로 주조업체가 줄어드는 것도 사업 영역을 넓히는 기회다. 박 상무는 “품질에 까다로운 일본 업계에서 쌓은 신뢰를 발판 삼아 미국, 유럽까지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플로닉스 “일본 진출은 품질 개선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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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플로닉스 일본법인 주임 / 오사카(일본)=서형석기자

김현주 플로닉스 일본법인 주임은 ‘1인 사업체’다. 2009년 플로닉스 일본 진출 후 홀로 일본 전역을 누비며 영업, 사후관리를 도맡았다. 하지만 KOTRA 오사카무역관 지사화사업 덕에 부담을 덜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 수출지원 예산 혜택을 받아 수출 비용을 해결하고 첫 거래를 트던 2011년부터 지금까지 KOTRA와 함께하고 있다.

거래 기업도 쟁쟁하다. 미쓰이화학, 스미토모화학, 아사히글라스, 요도가와휴테크 등 대기업이 플로닉스 테프론 밸브를 납품받고 있다. 케미컬과 반도체 장비 제조에 들어가는 산성물질을 안전하게 나르는 데 필수기 때문이다.

진출 초기 1000만엔 미만이었던 매출은 연간 갑절씩 늘어 올해 1억엔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0%가량이다. 김 주임은 “한국에서 제품을 들여와 엔화 약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컸지만 철저한 납기 준수와 사후 지원으로 쌓은 신뢰 덕에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오사카 사무실을 기점으로 대규모 화학 기업이 밀집한 간사이 광역권 입지를 살려 영업을 강화한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노후화에 따른 설비 교체 및 산성물질로 인한 주기적 교체 수요는 기회다.

플로닉스에 일본 진출은 품질을 개선하는 기회였다. 김 주임은 “사업 초기 일본 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지속적으로 거래처를 만나며 개선사항을 듣고 반영함으로써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며 “솔직하게 상대를 대하며 ‘불량은 품질개선 기회’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면 일본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오토텍 “자동차 업계 호황을 일본사업 확대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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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태 KB오토텍 일본지점 대리가 일본 자동차 업계에 납품 중인 자사 전장부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KB오토텍>

KB오토텍은 에어컨 등 차량용 공조장치를 만들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다. 일본에는 2011년 진출해 미쓰비시후소 25인승 버스 ‘로사’ 에어컨을 만들고 있다. 권준태 KB오토텍 일본지점 대리는 “일본 자동차 기업이 엔화 약세 혜택을 누리고자 국내(일본) 생산품을 수출하는 추세가 뚜렷하다”며 “발주도 첫 수량보다 30%가 더 들어오는 등 실적이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당초 예상했던 올해 매출 70억원을 이미 돌파해 100억원을 새 목표로 삼았다.

올해부터는 KOTRA 오사카무역관 도움으로 자동차 기업 마쓰다와 거래 기회 모색에 나섰다. KOTRA는 마쓰다와 KB오토텍 간 만남을 주선했고 정기적으로 수출 상담 알선 등 접점 폭을 넓혀주고 있다.

일본사업을 위해 국내에 있는 생산설비를 한층 개선했다. “최종 소비자 마음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일본 업계 품질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전체 품질 수준도 높아졌다. 우리 자동차 부품업계의 일본 자동차 업계 신뢰를 높이는 계기도 됐다.

권 대리는 “다양한 전장부품을 납품하고자 일본 자동차 업계와 접촉을 늘리고 있다”며 “일본 진출 경험은 해외진출 폭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오사카(일본)=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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