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역동적이고 국제지향적인 시장입니다. 적극적인 인력 확충과 투자, 관련 업체 인수 합병 등 한국 내 사업 강화로 모바일용 EMI/방열 솔루션에 이어 자동차용 안테나 등 전장부품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데이비드 락우드 레어드테크놀로지 CEO는 자동차용 안테나, 중장비 무선 원격제어 등 한국 내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해 관련 업체 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빠른 사업 전개를 위한 거점 마련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스마트카, 커넥티드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국내 자동차 업계와 협력 창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영국계 통신부품 전문업체 레어드테크놀로지는 현재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제품에 쓰이는 전자파 차폐 소재와 방열 소재 위주로 국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자동차 통신 안테나 분야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를 고객으로 두고 세계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아직 국내 시장에선 사업 초기 단계다.
락우드 CEO는 “차세대 자동차 산업에선 단거리전용통신(DSRC)과 와이파이, 3G·4G, GPS, 블루투스 등 수많은 통신 안테나 적용이 핵심으로 부상하는 추세”라며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한국 완성차 업계가 세계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데 일조하고 레어드 역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국 사업 강화에 나선 배경을 밝혔다.
지난 2012년 레어드테크놀로지 CEO에 취임한 그는 미국과 중국, 독일, 일본, 한국 등 5개 지역을 핵심 시장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자제품과 자동차 분야 유수 글로벌 기업이 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사업 연계가 적었던 한국 시장에 주목했다. 첨단 기술 수용 속도가 빠르고 국제 시장 진출 의지가 높은 한국 기업과 협력에서 성장 가능성을 엿봤다.
국내 시장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전사 사업전략 회의를 최근 서울에서 개최했다. 이달 중 이사회도 서울에서 열어 한국 내 투자 확대 승인에 대한 이사회 지지를 얻을 예정이다.
레어드테크놀로지는 지난해에도 국내 시제품 금형·사출 전문업체 ‘모델솔루션’을 국내 투자회사와 컨소시엄을 이뤄 700억원에 인수했다. 선제적 디자인 대응 역량과 국내 사업 기반 확보를 위해서다.
락우드 CEO는 “모델솔루션 인수로 레어드 전체 가치사슬에서 가장 앞단에 디자인·시제품 제작 역량을 채워넣을 수 있었다”며 “지난 수년간 한국에서 이뤄진 시니어급 인재 합류와 기업 인수합병이 회사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출 성장과 지역적 요인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 가치사슬에서 전략적 시너지 여부가 인수합병을 고려하는데 핵심적 요소”라며 “자동차 분야에서도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