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신문인터넷 김병수기자] # 직장인 김 모씨(40세)는 얼마 전 모기에 물려 열흘 가량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물린 자국으로 바이러스 감염이 일어나 ‘봉와직염(봉소염)’을 앓게 되었던 것. 결국 ‘모기 알레르기’로 가볍게 생각했던 상처는 다리 전체로 퍼져 농양(고름)이 찼고, 결국 절개술을 통해 농양을 제거하는 등 고초를 치른다.
◆ 가을, ‘독해진 모기, 약해진 사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동물을 꼽으라면, 사자나 호랑이 등 몸집이 크고 사나운 ‘맹수’나 독을 품은 ‘독사’ 등을 상상하지만, 통계적으로 인간에게 가장 무서운 동물은 대표적 해충인 ‘모기’다.
태국의 경우만 해도 모기를 매개로 1년에 약 5만명 이상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에도 동남아 국가 중심으로 250여명이 뎅기열로 사망하는 등 말라리아, 뎅기열 등 모기를 매개로 한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한해 20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까지 살아남은 모기들은 ‘독하다’고 얘기하는 한국도 ‘모기’는 위험한 곤충이다. 말라리아, 뎅기열을 옮길 모기는 없지만, 콜레라와 일본뇌염 등의 전염병은 여전히 위협적인 존재다.
◆ 심한 감기 몸살도 한번 쯤 의심해볼만
장석원 내과 전문의는 “곤충을 매개로한 감염증은 급성으로 일어나기도 하지만 대개 1주일 가량의 잠복기를 거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증에 쉽게 노출되는만큼 야외활동 후 이유 없이 열이 나고 근육통에 시달린다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야외활동이 많은 가을에는 진드기와 들쥐 등을 매개로한 쯔쯔가무시병이나 유행성출혈열의 위험에도 노출되어 있는 만큼, 귀가 후에는 몸을 깨끗이 씻고 향수 등 해충을 자극할 수 있는 화장품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모기에 물렸을 때는 흐르는 물에 씻고, 부위가 심하게 부어오르거나 가렵다면 냉찜질을 통해 혈관활동을 둔화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장석원 내과 전문의는 “추석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늘어나게 되는데, 현지에서 이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지체 없이 임상경험이 풍부한 현지 병원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수기자 sskb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