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3주년 특집] SW기업과 대학생, ‘가능성’ `성장성‘ 보며 윈윈

인력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수요자 중심 산학협력 프로그램이 SW인력 양성 새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소프트웨어(SW)기업은 학생 미래 가능성을 보고, 학생은 기업 성장 가능성을 본다.

산업체 입장에서 컴퓨터공학을 비롯한 대학 SW교육이 현장 실무와 거리가 멀다는 비판은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졸업을 앞두고 진행하는 3·4학년 인턴실습도 단순업무 위주로 이뤄져 제대로 된 현장업무를 배우기 어렵다는 것이 재학생 고민이었다.

정부와 학교, 기업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들어 캡스톤디자인처럼 졸업논문 대신에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교육프로그램과 산학협력 활동에 나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동국대에서 진행한 ‘ICIP(Internship & Capstone-design Integrated Program)’ 과제는 SW 분야 기업 교육과 취업 성공사례다. ICIP는 서울어코드 활성화 사업 일환으로 미래창조과학부 지원을 받아 IT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운영되는 산학협력 프로그램이다. 팀별 과제 수행이 중심이 되는 캡스톤디자인 교육에 현장 인턴십이 결합됐다. 지난 3월에 열린 과제 설명회에만 국내 16개 유망 중견·중소 SW기업이 참여해 학생들 앞에서 ‘오디션’을 치렀다.

이날 팅크웨어, 파수닷컴 등 16개 기업은 회사 현황과 연혁, 사업비전을 소개하고, 참여 학생과 함께 진행할 개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졸업 후 취업을 앞둔 4학년 학생은 관심과 진로를 고려해 인턴십을 희망하는 회사에 팀을 구성해 지원했다. 연결되면 상반기 교육 후 2개월간 기업 인턴십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학교는 인턴 과정에서 지도교사, 참여기업 멘토 간 학생 일대일 멘토링 과정을 지원했다. 학교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서 학생이 일하며 배울 수 있도록 돕고, 기업은 우수 학생을 조기 확보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ICIP는 그동안 알음알음으로 이뤄졌던 인턴십을 체계적인 공학교육과 연계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에도 우수 인재가 취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작년에는 인턴십에 참여한 학생이 씨앤티테크에 4명, 파수닷컴에 2명 조기 채용되기도 했다. 지난해 12개 기업이 참여했는데 반응이 좋아 상빈기에는 참여기업이 더 늘어났다. 16개 기업 중 일부는 대표가 직접 나서 발표에 나서는 등 우수 인재 발굴에 공을 들였다.

이강우 동국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기업에 지원을 희망하는 학생이 없으면 인턴십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해서 그런지 기업 발표 열기가 더욱 뜨겁다”며 “중소기업은 학생 수준과 요구를 알고, 학생 역시 중소기업 현황과 비전을 알아볼 수 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인 유다영씨도 “단순업무 위주 현장실습보다 기업이 직접 학교로 찾아와 회사를 소개하고 개발 중인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라 의미 있다”며 “(중소기업이라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라면 취업지원까지도 고려한다”고 말했다.

인턴십을 통해 씨앤티테크에 취업한 최현서 주임도 “대기업에서는 주어진 업무만 해야 할 가능성이 높지만 중기에서는 내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에 반영될 가능성도 높고 성장도 더 빨리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