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을 세웠다. 이천 본사에 준공한 M14는 18년 만에 지어진 300㎜ 전용 반도체 생산 공장으로 3분기 양산에 들어간다. D램 반도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SK하이닉스는 M14를 통해 미래 경쟁에서 한발 앞섰다.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46조원 반도체 투자’라는 보따리를 풀어냈다. 앞으로 10년 내에 이천 본사와 청주에 2개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세운다. M14를 필두로 3개 공장이 가동되면 메모리반도체 선두인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D램 반도체 만년 2위 자리를 털고 선두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정부 후광을 업고 반도체 투자에 나선 중국 기업과 세 대결에서도 우위에 올라선다.
관건은 미세공정과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이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치열한 미세공정 싸움판이다. 누가 먼저 앞선 미세공정에 돌입하고 안정된 양산체계를 갖추는지에 따라 시장 판도는 순식간에 뒤바뀐다. SK하이닉스는 M14 준공과 함께 20나노 D램을 생산한다. 추가 투자하는 M14와 신규 공장은 10나노급 D램까지 양산이 가능해진다.
품목 다양화도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신규 공장은 4위에 머물러 있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생산기지로도 활용한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낸드플래시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 품목이다.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도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서 무조건 강화해야 한다.
반도체 수요가 몰려 있는 중국이 아닌 국내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기로 한 것은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도 큰 전환점이다. 공장이 세워지는 지역 활성화뿐만 아니라 반도체 장비와 소재 등 생태계 전체가 활기를 띤다. 경제파급 효과가 M14 투자금액에 세 배에 달한다.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삼성전자 평택단지 기공식에 이어 이번 준공식에 참석한 것도 경제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쉽지 않지만 나아가야 할 길은 정해졌다. SK하이닉스 투자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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