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아시아 첫 진출국으로 일본을 선택했다.
닛케이신문은 넷플릭스가 다음달 2일 일본 내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25일 보도했다. 가격은 가장 낮은 금액이 월 650엔(약 6500원)으로 미국 최저 요금보다 저렴하다.
넷플릭스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고객확보에 나섰다. 소프트뱅크 휴대폰 판매점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시청료도 휴대폰 요금과 함께 지불할 수 있다.
방송 요금제는 650엔, 950엔(약 9500원), 1450엔(약 1만4500원) 세 단계로 책정했다. 최저요금은 미국 내 요금 7.99달러(약 9500원)보다 저렴하고 경쟁사 훌루 933엔(약 9300엔)보다도 낮다. 회사는 요금을 정하며 일본 현지 소비자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료 케이블 방송이 널리 보급된 미국과 달리 일본은 TV가 무료라는 인식이 강해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췄다.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일본법인 사장은 “경쟁 상황과 통화가치 등을 감안해 요금을 결정했다”며 “TV와는 다른 경험을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넷플릭스는 미국 헐리우드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일본 특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일본 지상파 방송사 후지TV와도 손잡았다. 방송사는 넷플릭스용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뉴스해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 진출로 일본 방송업계 위기감은 늘고 있다. 전통적인 TV 시청방식에서 모바일 방송 시청으로 옮겨가는 젊은 소비층 이탈을 가속화 시킬지 주목된다.
넷플릭스는 지난 몇 년 새 세계 50개국에서 6500만명 이상 시청자를 확보했다. 기존 유료 케이블 방송 시청자가 빠르게 이탈하며 급성장했다. 일본 방송업계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송을 볼 수 있다는 넷플릭스 장점에 시청자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NHK 방송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TV 시청 시간이 처음으로 짧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10~ 20대 시청자 60% 이상이 주 1회 이상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일본 방송사 TV아사히는 넷플릭스 등 방송 시장 변화에 맞춰 전통적 TV 방식에서 탈피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회사는 일본 이동통신사 KDDI와 손잡고 프로그램 제작에 나섰다.
TV아사히와 KDDI는 모바일 동영상 시청자 특성과 취향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지상파 TV뿐 아니라 인터넷 동영상 사업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모바일 동영상 검색 기록부터 출연자와 감독 등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드라마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넷플릭스는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주요 방송사와 접촉하는 등 시장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사전에 시장을 선점해야한다는 압박이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과 중국은 다음 진출 후보지로 거론된다. 특히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와 서비스 도입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지며 국내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초고화질(UHD)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어 UHD 콘텐츠 보급 초기인 국내 시장 환경과 맞물리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넷플릭스 주요 진출 국가 가입자 현황 (자료=디지털TV 리서치)>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