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둔화에 한국경제 불확실성 증폭

중국 주가 폭락, 위안화 절하 등을 계기로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목표치인 7%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 정부와 기업은 대책 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등 세계 주요 금융기관 15곳이 전망한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평균 6.9%다. 톈안먼(天安門) 사태 다음 해인 1990년(3.80%) 이래 25년 만에 처음으로 성장률이 7%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다. 중국경제가 부진한 것은 △과잉 투자 후유증 △유동성 편중 공급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경기 둔화로 한국 경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 성장률이 최고 0.17%포인트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중국 경제에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 경기가 휘청거리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위안화 충격’이 시장에 영향을 미친 기간(11~12일)에 코스피는 2000선이 무너졌고 원화 가치 하락률은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었다. 이 기간 한국의 부도위험 지표 상승률은 주요 53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경기 둔화가 통화 가치에 악재로 작용하는 위험국가 10개국을 꼽으면서 한국 원화도 포함시켰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며 우리 정부는 바짝 긴장한 상태다. 우리나라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이 흔들리면 우리 경제도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비는 하되 일단은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나리오별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3일 점검회의를 열고 중국 경제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기재부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 위안화 움직임보다 중국 수출, 실물경기 동향이 더 중요하다”며 “위안화 절하와 중국 가공무역 축소가 개별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세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 수출이 증가하면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위안화 평가절하와 관련, “중국 경제 불안감 증대, 아시아 등 신흥국 경제 우려 확산 등으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며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수출과 실물경기가 개선되면 우리 수출 등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발생 가능한 모든 가능성을 점검하고 시나리오별 대책을 정교하게 마련해 시장이 안심할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위안화 평가절하가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향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17일 “위안화·원화 환율이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지만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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