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이 초소형 양자난수생성기 개발에 성공했다.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보호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전망이다.
이와이엘(대표 우찬호 www.eylpartners.com)은 방사성동위원소 반감기를 이용해 초소형 양자난수생성기 ‘마이크로 QRNG’를 개발했다. 컴퓨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학 알고리즘으로 만든 유사난수는 해킹 위험이 높아졌다. 공격자는 컴퓨팅 파워를 높여 숫자 간 상호 연관성을 분석해 유사난수를 푼다.
하드웨어 난수생성기는 자연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나 양자역할적 성질을 이용한 난수발생 장치다. 난수는 일정한 규칙이 없어 예측이 어렵다. 양자난수생성기는 알고리즘이 없어 사용자가 원하는 안전한 암호화와 인증키를 제공한다. 기존 양자난수생성기는 규모가 큰 장치가 필요한 데다 고가여서 상용화가 쉽지 않다.
이와이엘은 방사성 동위원소가 자연붕괴하는 방식을 활용해 양자난수생성기를 개발했다. 약 400년에 달하는 방사성 동위원소 반감기에 방출하는 알파입자를 이용한다. 알파입자를 다이오드에 충돌시켜 펄스를 생성한다. 펄스 간 시간간격을 측정해 난수를 만든다.
이와이엘 양자난수생성기는 5×5㎜ 크기로 여성 새끼 손가락 손톱보다 작고 가벼운 데다 가격도 1달러 미만이다. 양자난수생성기에 쓰는 알파입자는 이미 상용화된 화재감자기에 쓰는 알파 입자의 80분에 1에 지나지 않는다. 마이크로 QRNG에서 나온 난수는 미국 표준협회(NIST) ST800-22 인증을 통과하며 품질도 인정받았다.
크기가 작아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 신분증이나 신용카드에 마이크로 QRNG칩을 넣어 발급한다. 해당 난수를 가진 신분증은 유일해 리더나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위조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주류나 명품 등 위조품이 많은 제품을 생산할 때 NFC 태그에 난수를 적용하면 진품을 바로 판정할 수 있다.
핀테크에도 활용된다. 스마트폰 등 개인 기기와 서버에 각각 마이크로 QRNG를 적용해 난수를 주고받아 인증한다. 이외에 이모빌라이저 등 차량보안시스템과 스마트 도어록, 스마트홈 IoT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우찬호 이와이엘 대표는 “마이크로 QRNG는 외부 온도와 압력, 전자파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인체에 무해하다”며 “방사체를 액체로 만든 후 증발시켜 얇은 막으로 만들면 시스템온칩(SoC)로 제조가 가능해 지금보다 더 얇고 작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이엘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관한 ‘K글로벌 IoT스타트업 챌린지 2015’에서 유망 기업으로 선정됐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