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스파크 형제차인 오펠 ‘칼’이 유럽에서 흥행 대박을 예고했다. 사전 계약과 현지 언론 평가에서 기존 모델 ‘아길라’ 인기를 압도했다. 국내에 개발거점을 둔 한국지엠이 개발한 새 플랫폼(차량 뼈대) 적용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한국지엠은 오펠 칼이 지난 1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총 3만대 사전 계약 실적을 올렸다고 26일 밝혔다. 사전 계약은 차량 실물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 이 지역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경차 피아트 500이 올해 1분기 5만244대 판매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판매 호조다.
오펠 칼은 6월 중순 공식 출시돼 아직 첫달 출고 실적이 공식 집계되지 않았지만 아길라 판매를 압도할 전망이다. 아길라는 지난해 월 평균 1200대가량이 팔렸다. 반면에 칼은 지난 5월에만 5000대가 선적됐다. 한국지엠은 향후 월 평균 8000대 이상 선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칼은 출고 물량 전부가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생산된다. 이에 따라 2년 연속 이어진 한국지엠 수출 감소에도 숨통이 트일지 주목됐다. 실제로 지난달 이 회사 경차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2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완성차 수출도 9.3% 늘어 수출 회복이 기대됐다.
칼이 월 평균 5000대가량 판매되면 현지 판매 순위에서도 기아차 모닝(현지명 피칸토)에 근접하게 된다. 모닝은 유럽에서 지난 1분기 1만5107대 팔렸다.
신차 인기는 플랫폼 교체와 현지 언론 호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길라는 자체 플랫폼을 사용했지만 칼은 한국지엠이 5년에 걸쳐 개발한 스파크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한국지엠이 플랫폼 개발을 주도했고 유럽·북미 개발팀과 협업으로 각 시장 수요에 대응했다.
우리나라 경차 기술력이 유럽에서도 인정받은 셈이다. 독일 자동차 전문매체 ‘아우토빌트’와 ‘오토모토앤드스포츠(AMS)’는 동급 경쟁차 비교 시험에서 경차 부문 1위로 오펠 칼을 꼽았다.
아우토빌트는 주행성능과 카 커넥티비티로, AMS는 차체·편의기능·주행성능·환경·비용 항목으로 각각 5개, 4개 차를 비교 평가했다. 오펠 칼은 평가 총점에서 현대차 i10, 폴크스바겐 업, 르노 트윙고, 시트로앵 C1을 모두 제쳤다.
한국지엠은 칼의 형제차인 내수용 경차 스파크 판매 호조를 기대했다. 스파크는 지난 1일 출시된 뒤 하루 평균 300대가량이 사전 계약되며 순항 중이다. 다음 달 본격 판매가 시작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오펠 칼은 한국지엠이 개발한 쉐보레 스파크와 뼈대를 공유하는 형제 차”라며 “칼이 유럽에서 품질과 상품성을 인정받은 만큼 국내 스파크 판매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