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상하이 2015]7만원~70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 중국 스마트폰 전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상하이 2015’에는 7만원짜리 보급형 제품부터 70만원짜리 프리미엄 제품까지 다양한 가격과 성능의 중국 스마트폰이 전시돼 관람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자체 제작 또는 대만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쓰는 제품, 자체 사용자환경(UI)을 갖춘 제품도 전시돼 중국 스마트폰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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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AP 갖춘 프리미엄폰 부각

MWC 상하이 2015에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전시한 제조사는 화웨이와 ZTE다. 시장조사 업체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화웨이는 중국 시장 점유율 2위, ZTE는 9위를 기록했다.

화웨이가 전시한 제품 중 대표 제품은 지난 4월 공개한 ‘P8 맥스’다. 조그만 태블릿PC 크기인 6.8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화면을 옆으로 눕히면 훌륭한 멀티미디어 감상 도구로 변신한다. AP는 하이실리콘 ‘기린 옥타코어 64비트’를 쓴다. 하이실리콘은 화웨이가 설립한 반도체 회사다. 화웨이는 제품에 따라 퀄컴 또는 기린 칩을 사용한다.

P8 맥스는 64GB 메모리를 탑재했다. 4360mAh 대형 배터리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안드로이드에 자체 제작 UI인 ‘이모션UI(EMUI)’를 접목해 차별화를 꾀했다. 가격은 3788위안(약 70만원)으로 고가에 속한다.

ZTE는 지난 5월 발표한 플래그십 모델 ‘누비아 Z9’을 들고 나왔다. 누비아 Z9은 5.2인치 디스플레이, 1600만화소 카메라를 갖췄다. 출시 당시 베가 아이언과 아이폰을 섞어 놓은 듯한 매끈한 외형으로 주목을 받았다. 테두리는 메탈로 장식했다.

누비아 Z9에는 ZTE만의 ‘프레인 인터랙션 기술(FIT)’을 적용했다. 화면 모서리만 터치해도 앱을 실행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ZTE는 스마트폰으로 지불결제와 교통 서비스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근거리통신(NFC)용 보안 기능도 추가했다. 가격은 3699위안(약 68만원)이다.

◇콘텐츠 업체 르티비 스마트폰 주목

중저가폰을 내놓은 업체 중에는 중국판 유튜브로 알려진 르티비(Letv)와 켄신다(Ken xin da) 모바일, 골드이스트일렉트로릭 같은 생소한 업체도 있었다.

르티비는 지난 4월 최초로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콘텐츠를 앞세워 초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를 추격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르티비는 콘텐츠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도구로 스마트폰을 활용한다.

하지만 이번에 르티비가 전시한 ‘1프로(1Pro)’는 초저가폰은 아니었다. 2499위안(약46만원)으로 중형급 가격을 갖췄다. 르티비가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제품으로 해석됐다.

1프로는 퀄컴 스냅드래곤 810, 64GB, 3000mAh 배터리 등을 탑재, 보급형 이상 스펙을 갖췄다. OS는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을 쓰며 전면 카메라는 1300만화소다.

켄신다가 내놓은 ‘KXD-002’는 갤럭시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외형을 갖췄다. 5.5인치 대화면을 갖췄지만 배터리 용량(2600mAh)과 메모리(16GB)는 프리미엄급 제품에 뒤처진다. 가격은 미정이다. 20만~30만원 사이에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이스트일렉트로닉은 65달러(약 7만5000원)를 비롯해 초처가폰을 전시했다. 대표 제품은 ‘MS939’다. 이 제품은 대만 미디어텍이 개발한 ‘MTK6736’ 쿼드코어 AP, 500만화소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5인치 IPS 쿼드HD(QHD)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 가볍고 단순함이 최대 무기다.

◇성장률 저하 중국 시장, 사업 방식에도 변화

상하이 MWC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보다 규모가 작은 데다 아시아 기업 위주 전시회다. 이번 행사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대거 불참하며 아쉬워하는 관람객이 많았다.

현지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꺾이면서 중국 제조사가 국내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2011년 3분기를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1%로 처음으로 세계 시장 성장률(20%)보다 낮아졌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988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 2009년 이후 최초 감소다. 시장조사업체는 30%에 육박하는 중국 스마트폰 세계 시장 비중이 2019년 23%대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의 스마트폰 보조금 감축 정책도 이런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업체가 내수 시장만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시절이 지나가고 있다.

화웨이와 TCL 같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인도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늘리고 있다. 또 저가 폰을 대량으로 내놓는 방식에서 품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경쟁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이번 MWC에 참가한 국내 통신, 제조 업계는 현장에서 만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이 같은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상하이(중국)=안호천 기자 hcan@etnews.com